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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퇴직금 곽상도 아들… 문화재 걸림돌 제거에 '아빠 찬스'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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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퇴직금 곽상도 아들… 문화재 걸림돌 제거에 '아빠 찬스' 썼을까

입력
2021.10.04 04: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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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곽상도 아들 자택 등 압수수색... 본격 수사
2017년 곽 의원은 문화재청 소관 국회 교문위원
아들 곽씨 문화재 '부분 완료' 문화재청 승인 받아
문화재청 "곽 의원 개입·대장동 자료 요구는 없어"

중앙문화재연구원이 2017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산35-7번지 발굴조사를 해서 발견된 조선시대 토광묘(널무덤) 사진. 출처 : 중앙문화재연구원

중앙문화재연구원이 2017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산35-7번지 발굴조사를 해서 발견된 조선시대 토광묘(널무덤) 사진. 출처 : 중앙문화재연구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 수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화천대유와 곽 의원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게 수사의 종착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 수령과 관련해 곽 의원이 화천대유를 위해 모종의 역할을 했다면 뇌물 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다.

50억?..."아버지 없었어도 가능했겠나"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31)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월급으로 233만~383만 원을 받으며 6년간 일하다가 올해 3월 퇴사를 앞두고 50억 원을 받았다.

곽씨는 재직시 자신의 대표적 성과로 “사업지 내 문화재 관련 문제를 해결해 공사 지연 사유를 제거했다”는 점을 들었다. 자신이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회사에서 성과급 관련 부분을 변경하자고 했고, 성과금이 포함된 50억 원의 퇴직금을 챙겨줬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50억 원은 결국 ‘곽 의원을 향한 뇌물’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50억 원이란 금액 자체가 6년 동안 일한 평사원에게 지급되기엔 과도한 금액인데다, 성균관대 동문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곽 의원간 친분 관계, 여기에 곽 의원 권유로 아들이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입사했다는 얘기가 더해지면서 화천대유와 곽 의원을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게 됐다. 화천대유 측에서 2016~19년 곽 의원에게 2,50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제공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아빠 찬스' 의혹은 더욱 확산됐다.

"말단 사원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

곽 의원 연루설을 제기하는 쪽에선 특히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아들 곽씨의 문화재 문제 해결 과정을 주목한다. 곽씨는 2017년 문화재 문제에 적극 대처해 공사 지연에 따른 화천대유의 비용 증가 우려를 해소했다고 강조했는데, 공교롭게도 곽 의원은 20대 국회(2016~20년) 내내 문화재청 소관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곽씨의 해명을 '전체 사업 부지에서 문화재가 있는 지역을 뺀 나머지 공사를 원만히 진행되게 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통상적으로 사업 시행자는 사업지에서 문화재가 발견됐을 때 시급한 공사 필요성을 담은 신청서를 제출해 문화재청장 승인을 받으려고 한다. 본보가 확인한 문화재청 ‘대장지구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2017년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은 부분 완료(전체 유적 조사 대상지 중 90% 가량의 공사 지역) 신청을 승인 받은 것으로 나온다.

정치권에선 “공사 중 문화재 문제는 대리 직급의 곽씨가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곽 의원이 청탁이나 외압 등으로 도움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지난 1일 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곽 의원이 매장 문화재와 관련해 2017년 8월부터 10월 사이 문화재청에 24건의 자료를 집중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퇴직금 책정 경위와 배경 수사 속도

하지만 곽 의원의 개입 여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재청은 “곽 의원이 (문화재청에) 개입한 정황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문화재 전문가들 중에서도 “이번 곽씨의 신청 건은 조선시대 민묘(일반 백성의 묘)와 관련된 것으로 의미 있는 매장문화재가 아니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로 쉬운 일이었다면 50억 원 지급은 더욱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은 '퇴직금 50억 원'이 과도하다는 논란이 불거진 만큼 금액 책정 경위와 곽 의원 연루 여부를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 수사팀은 1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곽씨의 휴대폰 2,3개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 등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곽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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