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서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지 논문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급한 ‘아동돌봄쿠폰’의 소비진작 효과가 39% 수준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를 26~36%로 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효과가 있다고 본 것이다.
3일 경제학계에 따르면,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학회 학술지 '경제학 연구'에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대응 아동돌봄쿠폰 지급이 가구소비지출에 미친 효과’를 실었다.
이 교수는 아동 1인당 40만 원씩의 돌봄쿠폰 지급 전후 각각 10주간인 2월 3일~4월 12일(지급 전), 4월 13일~6월 21일(지급 후)의 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돌봄쿠폰 지급 후 10주간 지급 가구의 소비는 아동이 없는 미지급 가구 소비보다 1주일 평균 2만2,355원씩 더 늘었다. 이는 돌봄쿠폰 지급 전후 10주씩 20주간의 평균 지출액(25만3,055원)의 8.8% 수준이다.
시기별로는 쿠폰 지급 첫 주 소비가 급증(11만 원)한 반면, 지급 후 5주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늘어난 소비가 1주일 평균 4만749원으로 줄었다. 정부의 사회보장 지원사업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가구 소비지출을 상당히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돌봄쿠폰이 모두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쿠폰을 사용하면서 보유한 현금 사용은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이를 고려한 순소비지출 진작효과를 약 39%로 추산했다. 돌봄쿠폰 지급 후 10주간 주 평균 쿠폰 사용액은 5만7,620원인데, 이 기간 쿠폰 사용액을 제외한 카드 사용액은 3만5,256원(쿠폰 사용액의 61%)가량 감소했다.
KDI는 1차 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업종에서 소비가 26.2~36.1% 늘어났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비슷한 성격의 돌봄쿠폰을 활용한 분석에서는 이와 비슷하거나 다소 큰 폭으로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쿠폰 지급 후 소비가 늘어난 규모도 차이가 있었다. 돌봄쿠폰 지급 후 10주간 소득 1분위(하위 20%)의 카드 지출 증가액은 주 평균 4만6,154원으로 △2분위(3만606원) △3분위(2만4,225원) △4분위(2만4,005원) △5분위(4,871원)보다 컸다.
이 교수는 “정부의 사회보장 지원사업이 가구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총 지원금 규모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원의 제약이 있을 경우에는 저소득층 위주 지급이 개인이나 가구의 보호, 소비진작 측면에서 합리적일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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