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대·킨제이연구소 8월 보고서
"코로나 공포 높게 느끼면 성생활에 모험적 태도"
그러나 같은 연구서 "성생활은 전반적으로 감소"
코로나 장기화 성생활에 악영향 끼친다는 연구도
포르투갈 리스본대와 미국 인디애나대 킨제이연구소의 연구진이 공동 작성한 연구보고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인해 부부 또는 파트너 간 성생활은 개선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실제 연구로 밝혀진 내용은 단서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이와 정반대 취지의 연구 결과도 나와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2일(현지시간)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과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은 학술지 '성연구'에 8월 게재된 리스본대 다비드 로드리게스와 킨제이연구소 저스틴 레밀러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 (감염을) 두려워하는 커플이 더 좋고 모험적인 성생활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들 기사는 연구진이 제기한 가설을 빌려 "사람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응해 위안을 찾고자 파트너와의 관계에 매달린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연구보고서의 초록에 따르면, 연인 또는 부부인 성인 3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가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성적 욕구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욕구가 높은 그룹은 성생활도 더 나아지고 파트너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욕구도 커졌다.
같은 연구에서 조사 대상 전체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생활양식의 변동이 성생활의 감소를 가져왔고, 파트너와 보내는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앞서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높은 부부 또는 연인이 성적 욕구가 높아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적 욕구가 증가되거나 성생활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코로나19 통제돼도 성생활·관계 회복 불확실"
반대로 코로나19의 확산이 성인의 성생활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는 많이 나와 있다. 많은 성인들은 전염병 확산과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스트레스와 우울 증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트너를 상대로 한 성적 욕구도 감소했다는 게 연구자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
2020년 12월 루마니아 성학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이 성생활에 미치는 여파에 대한 연구를 종합해 메타분석했는데, 다수의 연구는 성생활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4월 공개된 킨제이연구소의 다른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생활을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되돌리는 것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언론 등에서 소위 '섹스테크'라고 불리는 성인들만을 위한 비대면 데이트 기술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연구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봤다.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사회심리학자인 론다 발자리니 텍사스주립대 조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부부 사이에 성생활이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긴 했지만 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일시적 대응으로 '허니문'과 같은 단계였다"며 "사람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고 에너지가 고갈되고 환멸과 우울이 시작되면 부부가 곤경에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레밀러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고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될 경우 연인 중 일부는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재정적 불안 등의 영향으로 "일부는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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