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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王' 자, 마귀...혼탁한 대선에 저질 논란까지

입력
2021.10.04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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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자가 쓰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자가 쓰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대선 정국의 혼탁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주요 주자들에 대한 여러 의혹 제기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막말 공방이 벌어지는 것도 모자라 부적과 주술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전이 될 것이란 얘기가 괜한 우려가 아니다.

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가 적힌 모습이 포착됐다. 윤 후보 측은 “지지자가 응원차 써준 것인데 지우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무속 신앙에서 사용되는 부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3·4차 TV토론 영상에서도 윤 후보 손바닥에 ‘왕’ 자가 쓰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잡음은 더욱 커졌다. 홍준표 후보는 무속인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부적선거’ ‘주술선거’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에 윤 후보 측은 “홍판표였던 홍준표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란 걸 잊었느냐”라며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는 두 후보 측이 이런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대선 정치판의 심각한 퇴행에 다름없다. 윤 후보 측 해명대로 지지자가 써준 글이라 하더라도 손바닥에 ‘왕’ 자를 그대로 남겨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진흙탕 싸움으로 물타기를 할 게 아니라 성실한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특혜 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 ‘마귀’를 거론한 것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몫을 포기할 수 없어 마귀의 기술과 돈을 빌리고 마귀와 몫을 나눠야 하는 민관공동개발을 했다”며 수천억 원의 이익을 올린 화천대유 측을 ‘마귀’로 지칭했다. 화천대유의 천문학적 수익을 가능케 한, 그 수익 배분 구조를 만든 장본인이 이 지사와 성남시다. 자극적이고 미신적인 용어로 책임을 덮을 순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판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을 정치권은 심각하게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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