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00만 원 인상에 주택자금 지원.'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파격 조건을 내걸고 인력 채용에 나섰다. 과거 실력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제시한 우대 조건들이 요즘은 전 직원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거듭되는 구인난 속에 인재 채용을 위해 복지 조건을 파격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업체 딥브레인AI는 전 직원 연봉을 최대 2,000만 원 인상하고 직원 1인당 연간 1,000만 원 상당의 복지 혜택 제공을 채용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업체의 채용 조건 중 눈에 띄는 것은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난임 시술과 정자은행 비용이다. 또 직원들의 안정적 주거 환경을 위해 회사 근처인 서울 강남 거주시 매달 50만 원의 월세를 지원하고 기혼 직원에게 최대 3억 원의 주택자금을 대출해 준다.
![서울 역삼로에 위치한 딥브레인AI 사옥 전경. 딥브레인AI 제공](https://newsimg.hankookilbo.com/cms/articlerelease/2021/10/05/04a2a1c8-9940-4137-a739-1209400c3ee0.jpg)
서울 역삼로에 위치한 딥브레인AI 사옥 전경. 딥브레인AI 제공
데이터 농업 전문 스타트업 그린랩스도 이날 능력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해 연봉을 전 직장 대비 최대 30% 인상하고 신규 입사자에게 연봉 외 계약금과 주식매수 선택권(스톡 옵션)을 따로 주는 채용 조건을 제시했다. 이 업체는 상반기 신규 입사자에게 최대 5,000만 원의 계약금을 줬다. 또 추천한 사람이 뽑히면 사내 추천자에게 최대 1,000만 원의 보상금도 준다.
이와 함께 이 업체는 사무실, 집 외에 원하는 장소에서 필요한 만큼 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남현우 그린랩스 기술총괄(CTO)은 "개발자는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 제주, 속초 등 원하는 곳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제를 도입했다"며 "이를 위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로 비대면 근무환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AI 기반의 경력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티드랩도 신임 초봉을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인상하고 3,000만 원의 스톡옵션을 전 직원에게 제공한다. 또 직원들에게 주택자금을 무이자로 최대 3,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따라서 신입 사원의 경우 연봉과 스톡옵션, 주택자금 무이자 대출까지 합치면 1억 원 상당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의 직원 우대 조건이 기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일수록 성장을 위해 좋은 인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보다 더 나은 복지 혜택을 내세운다"며 "기존 기업들도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근로 조건을 개선할 수 밖에 없어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근로 조건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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