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대장동 이슈를 자존심 문제로 봐"
대선캠프 대장동TF 확대...위기감 방증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검증대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입이 날로 독해지고 있다. 자신을 조준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를 향해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업무를 중지시키는 것), ‘위리안치’(圍籬安置·유배된 죄인을 가시 울타리를 안에 가두는 형벌)라고 되쏜 데 이어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공격했다. 이 지사 대선캠프에서조차 “아슬아슬하다”고 걱정할 정도다.
이 지사의 전면 등판은 선거 공식과 어긋난다. 참모들이 공격의 선봉에 서고 대선주자는 몸을 사리는 게 보통이다. 더구나 이 지사가 날카롭게 반응할 때마다 '불안한 후보론'이 부각된다. 이 지사가 리스크를 자초하는 이유, 뭘까.
"강하게 나가야 위기 돌파"... '본인 등판' 이유
이 지사는 본인의 '거친 입'을 리스크라고 보지 않는 듯하다. ①강하게, 거침없이 대응할 수록 위기 돌파에 효과적이라고 보는 이른바 '대마불사' 전략이다.
여기엔 강하게 응집한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대형 악재가 될 거라 점쳐졌던 대장동 의혹은 오히려 이 지사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시키고 있다. ②이 지사가 직접 반격에 나선 것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억울한 피해자'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있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대장동 의혹이 대선후보 경선에 변수가 되긴커녕 대세론을 더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이 지사도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은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이었던 2014~2015년 전후의 일이다. ③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중심인 대선캠프에선 사실관계를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지사를 도운 소수 측근들이 전면에 나설 수도 없다. 이에 이 지사가 '셀프 대변'을 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이 지사 주변에선 "부당한 공세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가 워낙 강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한 측근은 “④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 해소를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층 이탈 우려·위기감에... 캠프 대장동 TF 확대
현재까지는 강공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게 이 지사 측의 진단이다. 그러나 본선에서도 주효할지는 확실치 않다. 강한 공격 본능을 드러내는 것은 경선 국면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중도층의 비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이날 김병욱 의원이 단장을 맡고 있는 대장동 태스크포스(TF)를 우원식 선대위원장 체제로 키우기로 했다. 대선캠프 차원의 의혹 대응을 확대해 이 지사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구속 이후 이 지사 측이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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