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지난주 시노팜 백신 맞았다"?
中 백신 외면하다 뒤늦게 접종 실토
백신 안전성에도 이례적 우려 표명
접종자 격리 '상호주의' 차별은 부인
장하성 주중대사가 지난주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중국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외면해 오다 뒤늦게 태도를 바꿨다. 장 대사는 그간 백신을 맞지 않은 이유와 관련, “이게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주중대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려를 표명한 건 처음이다. (본보 9월 9일자 5면 “한국 가서 맞겠다”…中 백신 기피하는 주중 외교관들 참조)
장 대사는 6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신을 맞았느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일주일 전에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고 답했다. 2019년 4월 부임한 장 대사는 중국에서 근무하면서도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지난 7월 말 건강검진차 귀국했을 때 2주간 격리를 해야 했다. 한국 정부는 7월 1일부터 화이자, 모더나 등 서구 백신뿐만 아니라 중국 시노팜, 시노백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이에 박 의원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데 불과 일주일 전에 맞았다면 교민들이 불안한 것 아니냐’고 묻자 장 대사는 “제가 맞으면 이게 괜찮다는 것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국익의 최일선에 선 대사가 중국 백신이 문제가 있다고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다만 왜 최근에서야 중국 백신을 접종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장 대사가 미적대는 사이 베이징 주중대사관 외교관들의 백신 접종률은 절반을 밑돈 반면, 상당수 교민들을 비롯한 베이징 시민들은 98% 넘게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
장 대사는 ‘교민들을 방치하는 것이냐’라는 질타에는 “백신 접종은 개개인 선택의 문제이고 대사관은 백신 정보가 없어 전문적 판단으로 조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서 “접종 후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백신을 맞으라 말라는 선택의 문제에 지침을 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인은 중국산 백신을 맞으면 한국 입국 시 격리가 면제되는 것과 달리, 한국인은 백신 접종을 마쳐도 중국에 갈 때 무조건 3주간 시설격리를 해야 한다. 상호주의 원칙이 깨진 셈이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방역은 상호주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입국 미국인에 대해 격리를 요구하지만 미국은 한국인이 입국해도 격리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조치가 차별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교민들이 격리하는 시설이 열악하거나 과다한 요금을 받는다면 이런 부분은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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