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상사 주고받은 대화 통해 "서로 좋아했다" 인정
경찰 "협박·폭행 없어"..."위력으로 강간" 주장 거짓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회복지사 B씨의 남편이 올린 글(위)과 가해자로 지목된 복지센터 대표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내용 일부(아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부녀인 40대 사회복지사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30대 복지센터 대표가 경찰 수사로 혐의를 벗었다. 복지사의 남편이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복지센터 대표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누리꾼들을 공분케 했지만, 복지사와 대표가 서로 호감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사실 등이 드러나며 사건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7일 전남 나주경찰서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복지센터 대표 A씨에게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제출한 카톡 대화 내용은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휴대전화에 녹음된 두 사람의 통화 녹음 파일도 분석했으나 협박이나 폭행 등 강제성을 입증할 만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①사회복지사 B씨가 6월 25일 "복지센터 대표 A씨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표 권한을 이용해 차량과 사무실 등에서 나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유사성행위 등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또 ②7월 22일에는 B씨의 남편이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아내가 지난해 11월부터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복지센터의 대표 A씨가 지난 4월 초부터 대표의 권한을 이용하며 위력을 행사해 제 아내를 수차례 강간하고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이 사건으로 극도로 우울해진 아내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저와 아직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까지 큰 충격을 받았고 평화롭던 저희 가정은 한순간에 지옥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③A씨가 "내용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으나 불가피하게 방어차원에서 올린다"며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사건은 진실공방으로 흘렀다.
공개된 대화에서 B씨는 "오피스와이프는 이만... 낼 봅시다" "내일 봐 자기야" "알라븅" 등 불륜과 상호간 호감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담겼다. 그러면서 A씨는 "바람피운 아내를 성폭행 피해자로 둔갑시켜 거액(4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며 "허위 사실로 무고한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④A씨는 경찰에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출하며 줄곧 "B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건 맞지만 서로 좋아서 그랬다"고 주장해왔다.
⑤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이 사실이었다. B씨는 "A씨가 대표이기 때문에 성관계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A씨가 대표로 있는 센터는 A씨의 어머니가 원장이고, 실질적인 직원 관리는 센터장인 A씨의 외삼촌이 했다. A씨는 명의만 대표일 뿐 일반 직원과 똑같이 근무했다"며 "지위를 이용해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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