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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무속 프레임' 거슬렸나... '3위' 유승민과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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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무속 프레임' 거슬렸나... '3위' 유승민과 격돌

입력
2021.10.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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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이상한 영상 보고 손바닥에 王 썼나"
윤석열 측 "유치한 정치공세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무속' '항문 침술' 같은 요상한 소재가 등장한다.

윤 전 총장이 손바닥에 한자 '임금 왕(王)'을 쓴 것을 고리로 유 전 의원은 '미신, 주술 공세'를 퍼붓는다. 선거 전략상 1위 주자(윤 전 총장)는 3위 주자(유 전 의원)의 싸움을 받아 주지 않아도 그만이다.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공격을 무시하지 못하는 건 '무속 프레임'이 굳어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유승민 측 "천공 스승? 역술인인지 사이비 교주인지..."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의 갈등은 지난 5일 TV토론회에서 불붙었다. 유 전 의원이 "천공 스승, 지장 스님 등을 아느냐"며 잽을 날렸다. '윤 전 총장이 무속에 의지한다'는 세간의 루머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토론회 직후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정법 유튜브를 보시라"고 했다. 천공 스승을 아는 건 사실이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천공 스승은 '정법 강의'라는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인플루언서로, 지난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7일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정법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감흥이 없었다"며 "그런 영상을 보기 때문에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나온 것이냐"고 비꼬았다. 유 전 의원 대선캠프는 "천공 스승이라는 사람은 역술인인지, 무속인인지, 종교 지도자인지, 사이비 교주인지 사람들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겠으나, 방송은 일반 상식과 맞지 않는 내용이 다수"라는 논평을 냈다.

윤 전 총장은 거듭 해명했다. "유 전 의원에게 정법 유튜브를 보라고 한 건 (천공 스승이) 점을 보는 유의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스스로 정법 강의를 신뢰하거나 천공 스승을 신봉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윤석열 측 "사과하고 유치한 정치공세 중단하라"

또 다른 미지의 인물인 항문 침술가 이모씨도 윤 전 총장과 유 의원 공방에 등장했다. 유 전 의원은 5일 TV토론회에서 "이씨를 아느냐"고 윤 전 총장에게 '비정상 프레임'을 씌우려 했는데, 7일 유 전 의원과 이씨가 오래전에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난감해졌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는 "유 전 의원과 이씨는 친분이 있는 사이인가"라며 "유치한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윤 전 총장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의 '윤석열 때리기'는 추격 주자로서 당연한 선택이다. 대구·경북(TK) 표심이 윤 전 총장을 향해 있는 상황에서 '검증 안 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윤 전 총장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점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은 그간 당내 공세에 적극적인 대응을 피해왔지만, '미신·주술 논란'만큼은 하루빨리 잠재워야 한다고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사이엔 이미 냉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의 가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유 전 의원이 굉장히 기분 나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3차 TV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판검사를 다 청소해야 한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 선친과 형도 법조인 출신 아니냐"고 불쾌해한 적이 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토론회가 끝난 뒤 윤 전 총장이 가족을 언급한 이유를 설명하려 했지만, 유 전 의원이 제대로 듣지 않고 가버렸다"며 "윤 전 총장이 황당해했고, 그때부터 서로 감정이 쌓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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