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부족 논란 등에 지지율 답보
캠프 해체 후 우클릭 행보 논란도
내년 '서울 종로' 등 보궐선거 출마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 도전이 8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좌절됐다. 지난 7월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85일 만으로, 한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 것을 감안하면 이른 퇴장이다.
최 전 원장은 막판까지 유력한 4위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날 발표된 4명의 후보 안에는 들지 못했다. 최 전 원장은 컷오프 결과 발표 후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 국민의힘 평당원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8일 감사원장 직에서 중도 사퇴한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조기 입당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톡톡히 누리며 '윤석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감사원장 재직 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등으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야권 지지층에 눈도장을 찍은 데다 청렴한 이미지로 잠재력을 높이 인정받으면서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현실 정치의 벽은 높았다. '준비 부족' 지적은 뼈아팠다. 지난 8월 4일 대선출마 선언식에서 정책 현안과 관련한 질문에 "더 공부하겠다" "준비된 답변이 없다" 등 솔직한 답변이 경선 내내 발목을 잡았다.
야권 경선 구도가 지지율 우위를 앞세운 윤 전 총장과 경륜을 자랑하는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중심으로 짜여지는 동안 자신만의 확실한 이미지를 확립하지 못한 것도 지지율 부진의 한 요인이다. 이에 1차 컷오프(9월 15일) 하루 전 캠프 해체를 전격 선언했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컸다는 평가다. 홀로 선 최 전 원장이 상속세 폐지, 낙태 반대,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등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우군들이 줄줄이 떠났다.
다만 경선 결과와 관계 없이 정치 행보는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나라를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휴식 후 새로운 출발을 모색해 보겠다"고 정치 도전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 전 원장이 내년 대선과 함께 서울 종로 등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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