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탈레반, 9~10일 카타르 도하에서 고위급 회담
전날 아프간 최악의 자살 테러 발생...100여명 사상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미국이 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고위급 회담을 연다. 회담 소식이 알려진 전날 아프간 북부에서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IS-K)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46명이 사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탈레반 양측 고위급 대표단은 9~10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군이 지난 8월 말 아프간에서 철수한 이후 탈레반과의 공식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고위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탈레반을 향해 미국인과 아프간인의 안전한 추가 대피 보장, 납치된 미국인 마크 프레릭스의 석방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아프간이 탈레반이나 다른 극단주의 세력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또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 개선, 여성과 소녀 등 아프간인의 인권 존중, 폭넓은 지지를 받는 포용적 정부 구성을 이행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미국 측은 이번 회담이 탈레반 정권의 인정이나 합법성 부여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합법성은 탈레반 스스로 행동을 통해 얻어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는 혼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아프간 북부 쿤두즈의 한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는 금요예배 중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만 46명에 달한다. 희생자들은 탈레반을 포함한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에 의해 오랫동안 박해 받아온 이슬람 소수파인 시아파 사람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IS-K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이 장악하면서 아프간이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공공 지출의 75%를 차지했던 보조금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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