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동조사뒤 현장실습 제도 개선 방안 찾겠다"
전남 여수의 한 선착장에서 요트에 붙은 조개를 제거하던 특성화고 실습생이 바다에 빠져 숨진 사건에 대해 교육부가 공동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기회에 현장실습에 대한 사전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전남교육청과 함께 여수 고교 현장실습생 홍모(18)군 사망사고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잠수 자격증도 없이 실습... 교육부 "제도 개선안 마련하겠다"
홍군은 지난 6일 여수의 한 요트업체 현장실습 도중 숨졌다. 홍군은 물속에서 산소통과 무게 10㎏짜리 잠수용 추를 매단 채 7톤 크기 요트 바닥에 붙은 조개나 따개비 등을 긁어 제거하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조사과정에서 홍군은 스킨스쿠버, 잠수기능사 자격증 없이 수중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조사는 사고 원인과 과실에 대한 해경의 조사나 지방노동관서의 노동 관련 조사와 별개로 이뤄진다. 주로 현장실습 과정에서의 법령 위반사항을 포함한 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조사단에는 교육부, 교육청 관계자와 산업안전감독관 외에 공인노무사,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등 노동 및 현장실습 관련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와 더불어 교육부는 매년 실시하는 현장실습 중앙단위 지도점검을 예정보다 앞당기고,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유해·위험 요인 등을 집중 점검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섣부른 규제 완화가 부른 참사... "후속 대책은 사전 예방에 초점 맞춰야"
다만 일각에서는 홍군 사망사건을 두고 교육부의 섣부른 규제 완화가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2017년 12월 제주의 한 생수 제조업체에서 특성화고 실습생 이민호(18)군이 압착기에 끼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2월 현장실습 규제를 바짝 조였다.
현장실습 여건이 마련된 '선도기업'에 한해 실습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지고 그만큼 학생들에게도 실습의 기회가 줄자 교육부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규제를 완화했다. 선도기업 선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장실사 횟수를 줄이는 식이다.
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냉·온탕을 오가듯 현장실습 규제를 강화 또는 완화하는 식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며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현장실습에 대한 사전교육을 강화하고, 사전 관리 감독을 위한 인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식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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