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제너레이션' 돕는 '어른'들?
한국·캐나다·영국 멘토들 얘기 들어보니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특별한 과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진학부터 취업, 사회 초년생 경력 개발까지. 다양한 국적의 기성세대들이 돈 한 푼 받지 않고 재능 기부에 나섰다. 지원 대상은 '웰컴 제너레이션(Welcome Generation)'으로, 변화에 겁먹기보단 미래를 '웰컴' 즉 반갑게 맞이하며 앞으로 걸어 나가려는 요즘 10~20대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미국 유엔본부에서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새로운 시작의 중요성을 지구촌에 일깨운 뒤 곳곳에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국제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김모씨(@liliz****)는 내달 중순까지 한 달여 동안 상담 일정이 꽉 찼다. SNS에 '아미 바로 뒤엔 아미가 있다'란 뜻의 'GotARMYRightBehindARMY'란 해시태그를 달고 국제 개발 협력 관련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고3~취업준비생)에게 지식 나눔을 하겠다는 글을 지난달 21일 올린 뒤 10명이 넘는 이들이 진로 상담 요청을 해와서다. 김씨는 쉬는 주말 짬을 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한 명당 평균 40분 정도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을 요청한 누리꾼이 국제 기구에 진출하려면 어떤 전공을 해야 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 김씨가 답변해주는 식이다. 그는 10일 일요일에도 상담을 진행했다.
김씨는 11일 본보에 "기성세대인 나 같은 사람이 청년 세대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면 방탄소년단의 유엔 메시지를 실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재능 나눔 참여 계기를 들려줬다. "지금 청년 세대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취업이고, 코로나19로 직접 물어보지도 못하고 답답할 텐데 취업과 진로 상담을 비대면으로 해주면 좋겠다란 생각에 시작했다"고 한다. '머리 빗는 네오'란 닉네임을 쓴 누리꾼은 김씨로부터 진로에 대한 조언을 받은 뒤 '길게 보기는 했어도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상담으로 지금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돼 기쁘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해외 아미들도 다음 세대를 위한 재능 나눔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캐나다 칼턴대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치는 아멘다 조이씨는 미국, 브라질, 일본, 인도, 필리핀 등에서 사는 6명의 청년에게서 상담 요청을 받고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SNS로 만난 조이씨는 "대부분 인권, 인도적 지원 또는 환경과 관련된 대학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열정적인 젊은이들이었다"며 "학위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연구 주제를 조언했고, 두 명에게 석사 과정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이씨는 "불확실한 미래에 발을 내디딘 젊은이를 돕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고 참여 계기도 알려줬다.
영국의 고등교육 관련 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일한다는 스니그다씨는 청소년 건강과 탈식민지 관련 연구 등에 대한 상담을 청년 아미들에게 해주고 있다. 그는 "웰컴 제너레이션이란 화두는 팬데믹으로 사람 간의 연결이 끊어진 상황에서 서로를 놓지 말라고 일깨워준다"며 "집단 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이 일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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