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자영업 가구 가운데 저소득층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소득계층 분포가 고소득층과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하향 이동한 모양새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 가구의 저소득층 비중은 28.4%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 2분기 자영업자 저소득층 비중(25.9%)과 비교하면 2.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가구 수로 환산하면 6만4,577가구가 지난 2년간 저소득층으로 편입됐다. 저소득층은 중위소득의 75% 미만인 가구를 말한다. 올해 2분기 기준 균등화 중위소득은 월 207만7,000원이어서 저소득층 기준은 155만8,000원 이하다.
자영업자 중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지난 2019년 2분기 61%였던 자영업자 중산층 비중은 올해 2분기 59.8%로, 자영업자 고소득층도 같은 기간 13.1%에서 11.8%로 줄었다. 가구 수로 비교하면 고소득층은 4만7,588가구, 중산층은 7만4,091가구 감소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자영업자 가구에 관한 이번 분석 결과는 올해 2분기까지 자료를 활용한 것”이라며 “지난 7월 이후 나타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영향을 고려하면 자영업자의 저소득층 이동은 더욱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자영업자들의 소득계층 하향 추세가 뚜렷한 반면 근로자 가구에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비중이 줄어들고 중산층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피해가 근로자 가구보다는 자영업자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2분기 근로자 가구별 소득계층 비중은 △고소득층 11.4% △중산층 67.7% △저소득층 20.9%였지만, 올해 2분기엔 △고소득층 9.8% △중산층 70.4% △저소득층 19.9%로 각각 조사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각각 1.6%포인트, 1.0%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산층은 2.7%포인트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보편적 지원 대신 코로나19 방역 조치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세금 감면, 자금 지원 등의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영업자별로도 업종별·지역별 실제 피해액에 비례한 맞춤형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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