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폭행당한 뒤 화 절제 못해…미성숙에 사과"
"추월 도중 충돌, 전문가 통해 충분히 밝혀질 사실"
연맹, 일단 심석희-대표팀 분리…조사위 꾸리기로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1,000m 결승전에서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당시 사적인 대화에서 코치와 동료들을 비하한 것에 대해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심석희는 11일 갤럭시아SM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심석희와 여자 국가대표 코치 A씨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심석희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를 응원했고 동료 선수들을 폄하한 내용이 담겼다. 동료 선수 최민정과의 고의 충돌을 암시하는 듯한 대화 내용도 있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심석희의 성폭행 주장을 부인하며 법정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동료를 비하한 내용 일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며 "이로 인해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드러내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심석희는 "(디스패치)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저와 최민정 선수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활용한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루어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빙상연맹은 이미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심석희를 진천선수촌에서 내보내는 분리 조치를 시행했다. 21일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도 사실상 어렵다. 연맹 관계자는 "오늘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열어 심석희를 국가대표 강화훈련에서 제외하고 월드컵 파견을 보류했다"며 "선수 분리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조만간 조사위원회를 꾸려 고의 충돌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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