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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빠 별점 1개 리뷰, 저 진상인가요"... 누리꾼들 의견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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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빠 별점 1개 리뷰, 저 진상인가요"... 누리꾼들 의견도 엇갈려

입력
2021.10.13 08:30
수정
2021.10.13 08:4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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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 포장·주문한 손님, 대기 40분인데 매장 도착
직원 "1시간 걸려... 만든 거 가져 가시든가요"
손님 "직원 표정 불쾌" 별점 1점 남겨
사장 "대기시간 확인 안 한 손님의 주관적 생각"

네이트판 캡처

네이트판 캡처

식당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에 기분이 상한 손님이 배달 앱 리뷰 별점을 낮게 줬다가 진상 손님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에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손님과 업주 입장만큼이나 팽팽하게 누리꾼들의 의견도 양분된 이 사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은 사연은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이거 제가 진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다.

작성자 A씨는 이날 오전 순대와 튀김 등이 먹고 싶어 평소 자주 이용하던 단골 식당으로 차를 갖고 출발했다. 그는 식당으로 가는 도중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했고, 식당에 도착해보니 음식 준비시간이 40분으로 돼 있었다고 했다.

A씨는 "그래도 식당에 도착했으니 직원에게 '배달 앱 포장 주문했다'고 했는데, 직원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튀김 나오려면 한참 걸린다. 손님이 시간을 그렇게 설정한 거 아니냐'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A씨는 "그래서 '얼마나 걸리냐'고 했더니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앞에 있는 거 가지고 가시든가요'라고 해서 이미 나와 있는 쥐포 튀김으로 그냥 가져왔다"며 "그렇게 음식을 받아왔는데, 직원 표정이 너무 기분이 나빴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A씨는 배달 앱 리뷰에 별다른 글 없이 별점 1점을 남겼고, 이를 본 식당 사장은 A씨의 리뷰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식당 사장은 A씨에게 "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먼저 죄송하다. 그런데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매장으로 연락을 주시지, 이런 점수는 아니라고 본다"며 "코로나19 시국에 다들 힘든데,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를 조금이나마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일부러 글을 안 썼는데, 이런 점수는 아닌가 봅니다? 그럼 뭐가 불만이었는지 적어 드리겠다"며 "비도 오고 해서 차 타고 가면서 포장 주문했다. 운전하고 가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고 도착해서 보니 준비시간이 40분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나? 가게 가서 포장하러 왔다고 하니까 '질린다'는 표정으로 사람 보면서 '준비되려면 멀었다. 시간을 그렇게 해 둔 거 아니냐'라고 불친절한 말투와 표정이 기분이 상하더라"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이어 A씨는 그냥 '아침부터 튀김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40분 설정했는데 일찍 오셨네요' 하면 될 것을 짜증 내는 말투부터 눈빛까지 보였다"며 "음식이 맛있어서 늘 이 집 시켜 먹고 사러 가고 했는데 오늘은 어이가 없었다. 마스크 쓰고 있는 세상에 보이는 건 눈밖에 없는데 눈빛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나빠 보긴 처음이다"라고 했다.

A씨의 재반박 글 이후로도 둘의 설전은 계속 이어졌다. 식당 사장은 "저희가 준비가 안 돼서 소요시간 40분 눌렀는데, 손님이 확인 안 하고 오셨지 않나. 그리고 저희 직원이 손님에게 '질린다'고 하던가. 손님의 생각이다. 마스크 썼고, 눈만 보고 어떻게 아느냐"며 "제 입장으로는 그냥 손님이 시간 확인 안 하고 오셨는데 튀김이 안 돼 있으니 짜증이 나셨나 보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된다. 모든 걸 감정대로 생각하시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A씨 역시 "댓글 보니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더 남긴다"며 "튀김이 아직 안 나왔다기에 '그럼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한숨 쉬면서 '한 시간 넘게 걸린다'라고 하셨다. 저는 짜증 낸 적 없다. 꼭 사람이 말로 해야만 감정이 전해지나. 점수가 그렇게 중요하시면 일을 똑바로 하시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대기 시간 미확인 글쓴이 잘못" "직원 응대 문제" 팽팽

키오스크. 게티이미지

키오스크. 게티이미지

글을 읽은 누리꾼들도 입장이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했다. 이들은 "매장이 40분 소요시간 찍었는데 그걸 못 보고 매장 간 건 글쓴이 아닌가. 기분 나빠야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진상 고객 맞다. 준비시간 확인 안 한 건 글쓴이 잘못이다. 가게 입장에선 '당장 내놔라'라는 식으로 들렸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가게의 태도를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들은 "손님은 '빨리 내놓으라'고 한 적이 없다. 진상일 이유가 전혀 없다" "저 자영업자인데 이 정도는 진상도 아님. 진상이 얼마나 많은데, 주문해 놓고 안 오는 사람이 진상이지 일찍 온 건 절대 진상이 아님"이라고 썼다. 한 누리꾼은 "자기 기분 나쁜 거 못 감추고 저러는 직원들 보면 키오스크처럼 기계가 대신하는 세상이 빨리 왔음 좋겠다"며 "기계는 최소한 기분 나쁘게는 안 한다"고 쓰기도 했다.

어느 쪽 편에 서는 대신 "솔직히 쓴 이가 쓴 일화는 쓴 이의 주관적인 생각이니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알기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하거나 "일찍 간 건 진상이 아닌데 평점 1점 주고도 화 안 풀려서 판에 올리고 추가 글에... 뭔가 정상처럼은 안 보임. 그리고 마스크 쓴 사장님 표정이 질린다는 표정이었다라고 느껴진 건 너무 주관적임"이라며 글쓴이가 글을 올린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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