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디즈니플러스 국내 출시... 첫 기자간담회
애니메이션부터 영화, TV 시리즈, 다큐까지?
한류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
넷플릭스와 함께 세계 콘텐츠 업계를 양분해 온 디즈니가 마침내 본격적인 한국 공략에 나선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으로 한류 바람을 불러일으킨 K콘텐츠 발굴에 대대적인 투자도 단행할 방침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디즈니코리아)는 14일 코리아 미디어 데이를 열고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비즈니스 전략과 서비스 주요 기능 등을 소개했다. 다음 달 12일 국내 출시 예정인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출시 2년 만에 1억2,000만 명의 유료 구독자 확보와 함게 넷플릭스(가입자 2억900만 명)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OTT다. 디즈니·픽사 등 애니메이션과, 마블·스타워즈 등 영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스타 브랜드의 다양한 TV 시리즈까지 폭넓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이용 요금은 월 9,900원(연간 기준 9만9,000원)에, 계정당 4개의 기기에서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디즈니코리아는 앞서 LG유플러스, KT와 마케팅 제휴를 진행하면서 마케팅 역량도 강화했다.
디즈니는 자체 콘텐츠와 함께 국내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최근 국내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으면서 디즈니 역시 K콘텐츠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한국 콘텐츠는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설강화 △블랙핑크:더 무비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무빙 등 7개 작품이다. 디즈니는 이날 공개된 콘텐츠를 포함, 2023년까지 아태지역에서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은 "한국 콘텐츠는 탁월한 제작 수준과 성숙된 제작 역량을 확보했으며 '기생충' 등 세계적인 독창성도 엿볼 수 있다"면서 "한국 콘텐츠에 향후 수년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도 조단위 투자 발표하지만... "해외 기반 없고 자금력 밀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로, 국내 OTT 업계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미 국내 콘텐츠 시장은 넷플릭스가 압도적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다. 보통 가입자당 2~3개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업체들 간 가입자 확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OTT 업체들도 자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은 2025년까지 5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운영하는 웨이브도 2025년까지 1조 원을 쏟는다. 시즌을 운영하는 KT는 2023년까지 4,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예고했다.
하지만 국내 OTT 업체들에 미미한 해외 기반 가입자는 아킬레스건이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배경엔 30여 개 언어로 190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외 OTT 업체들의 막강한 자금력도 무시할 수 없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편당 25억 원가량의 제작비가 소요됐는데, 이는 기존 한국 드라마 제작비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잇따라 입증되면서 애플 TV, HBO 등 다른 글로벌 OTT 업체들도 국내 시장에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콘텐츠 제작 단가가 부쩍 상승해 국내 OTT 업체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데 버거운 게 사실"이라며 "이에 콘텐츠 제작사들에 저작권을 넘겨주는 형태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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