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사관 100명 중 7명만 장기복무 신청
군 당국이 ‘사이버 전쟁’에 대비해 집중 조련한 전문인력들이 군을 떠나고 있다. 대학과 연계한 ‘사이버전문사관’ 제도를 통해 전액 장학금까지 주면서 장교들을 길러냈지만, 정작 ‘장기복무’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군에 남겠다는 인원은 고작 7%.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이버안보 분야 인재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이버전문사관 장기복무 지원 대상자 100명 가운데 장기를 신청한 장교는 7명에 불과했다. 국방부는 사이버안보에 특화된 인력을 확보하고자 2012년 고려대와 함께 해킹과 전자정보전 등을 교육하는 ‘사이버국방학과’를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매년 30명을 선발하는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며 학생들은 졸업 후 사이버전문사관(장교)으로 임관해 7년 동안 의무 복무한다.
장기복무 지원 자격은 2016~2019년 임관한 사이버전문사관 1~4기까지 주어졌으나 지금까지 지원자는 1기 1명, 2기 1명, 3기 4명, 4기 1명에 그쳤다. 나머지 93명은 의무복무를 마치면 민간기업 취업 등을 통해 군을 떠날 예정이다.
軍 해킹 3년 새 4배↑... 인력 절반 '초급' 수준
문제는 갈수록 점증하는 국방분야의 사이버 공격 추세를 감안할 때 이들의 직업선택 자유를 마냥 방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군을 상대로 한 해킹 시도는 연평균 7,800여 건에 이른다. 2017년 3,986건에서 2020년 1만2,696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북한과 비교해도 우리 군이 보유한 사이버전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의 사이버전 전담인력은 6,800여 명(2020년 국방백서) 규모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사이버작전사령부 정원이 1,000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7배나 많은 셈이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53%)이 ‘초급’ 수준이어서 실제 작전에 투입되기에는 능력이 한참 떨어진다. 군이 애써 양성한 소수정예 인력만큼은 놓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전문사관의 처우를 개선하고, 자기계발 기회를 보장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방부 사이버정책 담당자는 “인사관리 개선점을 찾아 사이버전문사관들이 군에 오래 기여할 수 있도록 복무 여건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세계적으로 사이버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처우를 대폭 개선해 고급 인재를 가급적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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