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원 살해범, 이슬람극단주의 영향 25세 남성
노르웨이 화살 난사 용의자도 같은 영향
테러집단 SNS 선동에 단독 범행 늘 것
노르웨이와 영국에서 사흘 새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유럽 내 자생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영국 현직 의원 살해 사건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2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고, 앞서 13일 노르웨이 ‘화살 난사’ 사건의 용의자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 있던 30대 남성으로 파악됐다. 두 사건 모두 단독 범행이었다. 양국 사법당국은 해당 사건을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자생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보수당 하원의원인 데이비드 에이메스(69)를 전날 지역구 행사장에서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25세 소말리아계 영국인 남성을 체포해 조사한 뒤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앞서 에이메스 의원은 런던 동부 에식스 지역의 한 감리교회에서 지역구 주민과의 면담 행사 도중 갑자기 튀어나온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을 거뒀다.
영국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번 사건은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범행 이전에 극단주의 조짐을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테러 프로그램인 ‘프리벤트(Prevent)’에 등록됐었지만, 국내정보국(M15)의 ‘요주의 인물’ 명단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조직 알 샤바브와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당국은 향후 사건 수사를 대테러 사령부에 맡기기로 했다.
이에 앞서 노르웨이 남부 콩스베르그시 한복판에서도 13일 화살 난사 사건이 발생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르웨이 경찰치안국(PST)은 이 사건 용의자인 덴마크 남성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37)이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브라텐은 과거 현지 경찰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분류한 요주의 인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조사에 따르면 그는 몇 년 전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과격한 성향을 노출해왔다. 과격한 성향 탓에 가족과도 떨어져 외톨이로 살면서 그는 스스로를 ‘이슬람 메신저’로 불렀다. 2017년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그는 “구원받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때가 왔으니 내가 무슬림이란 것을 증언하라”라고 외쳤다.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을 받은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유럽 내에선 자생 테러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테러단체들이 대형 테러를 직접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들의 자생적 테러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스티브 크리만도 행동과학 분석가는 “테러 집단들의 소셜미디어 선동이 강화되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사회에 불만을 품은 ‘외로운 늑대’들이 이들의 선동에 쉽게 빠져들어 독단적으로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6일 에이메스 의원 피살 현장을 찾아 "우리는 훌륭한 공직자이자 친구, 동료를 잃었다"며 "모두의 마음은 그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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