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접종에서는 더 얇은 바늘로 접종을 해요. 성인과 청소년의 화이자 백신 투여 용량은 같은데, 바늘을 더 얇은 것을 써서 덜 아프게 접종하려는 거지요.”
18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 김혜정 간호사의 설명이었다.
이날 16, 17세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청소년 접종에는 성인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보호자와 함께 온 경우에야 빨리 접종에 들어갔지만, 홀로 온 경우 청소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야 했다. 김 간호사는 "청소년 혼자 병원에 왔을 경우 보호자의 사인이 담긴 접종 동의서가 있다 해도 부모의 전화 통화가 되지 않으면 접종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접종은 차분하게 진행됐으나, 일부 현장에서 오접종이 나왔다. 청소년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일부 학생들의 경우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것. 현재 청소년에게 접종이 허용된 백신은 화이자밖에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이 같은 오접종 사례는 전국에서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경기·충남·전북에서 각 1명씩, 경남에서 4명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18세 미만에게도 모더나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착오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청소년에 대한 재접종 여부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접종, 부작용 거의 없다
질병청은 이날 오후 소아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전문가 설명회를 열었다. 아무래도 아이들 문제인데다, 젊을수록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많고,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청소년 접종의 경우 자율접종의 영역으로 남겨둬서다. 이 때문인지 16, 17세 접종예약률은 55% 수준에 머물렀다. 부모들 입장에서 어떻게 할지 혼란스러워 한다는 얘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우선 자율접종에 대해 “학교에서 개인별 접종 여부를 파악하지 않고, 접종 학생에게 혜택을 주는 등의 차별적인 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속 유전자 증폭(PCR) 검사도 기숙사 등 공동생활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정기적으로 하지 않는다.
심근염·심낭염 등 이상반응도 너무 염려할 수준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고3 학생의 경우 이상반응 신고율은 0.45%였고, 이 가운데 97.6%는 경증이었다. 심근염·심낭염 발생률은 10만 명당 3.6명 수준으로 극히 낮았고 그나마도 모두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독감 > 코로나19 > 자궁경부암 접종 순으로
또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여러 백신을 한 번에 다 맞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도 있었다. 가령 자궁경부암 백신,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을 다 맞아야 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얘기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 간엔 제한이 없어 동시에 맞아도 되지만, 나이가 어릴 경우 독감 백신을 먼저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청장도 “코로나19와 독감은 현재 유행 중이니 먼저 맞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12~17세 소아 청소년은 체격 차이가 큰 데도 성인과 같은 용량을 접종한다. 최 교수는 “의학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은 체중, 성장, 발달과 무관해 동일량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부 근육이 얇을 경우 더 얇은 주삿바늘을 쓴다. 달라지는 건 바늘의 굵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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