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도 10명 숨진 오폭 사건 등 조사 중
탈레반과 평화협상 한 아프간 특사도 교체
미국 국무부 감찰관실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의 적절성 논란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인 및 아프간인 대피 작전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상과 미국 내 아프간인 재정착 지원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갑작스러운 아프간 정권 붕괴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점령 등 정세 예측에 실패한 미국 행정부의 오판과 실책, 그에 대한 책임 소재가 규명될지 관심을 모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NBC뉴스는 18일(현지시간) “국무부 감찰관실이 아프간 전쟁 종료와 관련한 일련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감찰관실은 이날 상·하원 외교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각각 서한을 보내 감찰 사실을 통보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조사는 국무부 특별 이민 비자 프로그램, 아프간 조력자·난민의 미국 입국 및 재정착 문제, (아프간 수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긴급 철수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홀든 국무부 감찰관실 대변인은 “의회에 감찰 계획을 알린 건 맞다”면서도 “조사가 아닌 검토”라며 말을 아꼈다.
국방부 감찰관실도 국방부의 아프간 난민 심사 과정과 아프간인 재정착 지원 문제 등 최소 3건의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철군 완료 시한을 이틀 앞두고 있던 8월 29일, 미군이 현지인 차량을 테러 용의자 차량으로 오인·공습해 어린이 7명 등 일가족 10명이 숨진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미군은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 호라산(IS-K) 조직원의 카불공항 추가 테러 시도를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언론 취재와 미군 자체 조사 결과 오폭으로 판명났다. 결국 미 국방부는 지난달 17일 잘못을 사과하고 유족에게 피해 보상금 지급 및 미국 이민 지원 등을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아프간 재건 특별감찰관실도 이 사건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완전 철수를 선언한 이후 수개월간 각 부처와 기관들 사이에서 업무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아 아프간 사태가 초래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이날 잘메이 할릴자드 미 아프간 특사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간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해 온 미국 측 대표자다. 후임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시절부터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톰 웨스트 부특사가 임명됐다. 주요 외신들은 아비규환이나 다름없던 철군 작전에 대한 문책성 교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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