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초선 공격수 발탁에 '경험 부족' 노출
②대여 공세보다 당 '세력 재편'에 관심
국민의힘의 난맥이 또다시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예상과 달리 맥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후보와 대장동 의혹의 연결고리를 명확히 보여주기는커녕 출구 전략만 마련해준 게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의 결기와 다르게 '맹탕 국감'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여 공격수로 나서야 할 의원 다수의 마음이 대선후보 경선이라는 '콩밭'에 있었기 때문이다.
공격 주포로 초선 내세웠지만… 경험 한계
"이 후보 주연의 적반하장식 궤변 대행진이었다."
19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을 이같이 평가했다. 이 후보가 동문서답을 하거나 본질을 흐리는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태도'에 대한 공세를 폈다. 뒤집어 보면,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과 이 후보 사이의 새로운 연결고리나 정황 증거를 발굴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행안위 국감이 맹탕으로 끝난 원인으로 초선들의 경험 부족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국민의힘 소속 한 전직 의원은 "7분의 주질의 시간에 '송곳 질문'으로 피감기관장의 넋을 빼놔야 하는데 기초적 배경 설명으로 시간을 흘려 보냈다"며 "답변의 허점을 더이상 파고들지 못하고 감사 흐름과 관계없이 각자 준비한 질문만 읽더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국감'을 치른 국민의힘 행안위 소속 의원 8명 가운데 6명은 초선이었다. 김용판 의원이 이 후보의 조폭연루설을 제기하며 제시한 현금 다발 사진의 가짜 정황이 곧바로 드러났고, 이영 의원이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을 '푼돈'이라고 칭해 논란을 자초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초선으로, 경험과 정무감각 부족에서 비롯된 실수였다는 당내 지적이 많다.
과열된 경선… 의원들의 마음은 캠프에
행안위 국감은 지난달 당내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면서 총공세에 나선 것치곤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당도 대장동 공세에서 '원팀'은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TF 관계자는 "당이 달라붙어서 팩트를 찾고 이슈를 이끌어야 하는데, 초선의원 몇 명과 원내지도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당 대선후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다수 의원들이 '대장동 의혹'보다는 대선후보 선출에 따른 당내 세력 재편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을 경험한 중진들이 당 차원의 대여 공세에 대한 전략을 짜야 하는데, 대선주자 캠프에 속한 이들이 많다 보니 TF에서 활동할 의원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국감' 1차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20일 2차전인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새로운 의혹 등 한 방을 준비했느냐'라는 질문에 원내 관계자는 "쉽지는 않다. 이 후보 말의 진위를 검증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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