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확연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4차 유행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4차 유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일상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이제부터에 달렸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방역을 얼마나 잘 조정하느냐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되찾을 수도 있고, 5차 유행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세 자릿수 확진자는 언제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한 주간 하루 평균 국내 신규 확진자는 1,562명으로 집계됐다. 바로 전주보다 20.3%, 9월 마지막 주보다 37% 줄어든 수치다. 4주 연속 증가하던 주간 평균 확진자 수 또한 이달 3일부터 2주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 역시 0.86으로 2주 연속 1 미만이다. 이 숫자가 1보다 크면 확산세, 작으면 감소세다.
그런데 숨진 환자가 늘었다. 전날 하루 발생한 사망자는 21명으로, 4차 대유행 이후 가장 많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말 확진자 수가 3,000명 안팎까지 치솟았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확진자가 급증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위중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 역시 시간차를 두고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 영향이 지나가고 예방접종률이 꾸준히 늘면 확진자 규모는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심스럽지만 “4차 유행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할 위험 요인도 공존한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에 이동량이 늘고,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됐다. 접종률도 곧 정체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더 빨리 줄기보다는 하루 1,000명대 안팎으로 오르내릴 것이란 예상이다.
"한 번 더 올 유행에 대비"
앞으로의 유행 상황을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부가 방역을 얼마만큼 푸느냐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완료율이 80%를 넘은 다음에 환자가 늘면 5차 유행이 될 수 있다”며 “특정 시점부터 위드 코로나라고 선언하는 식으로 갑자기 방역을 풀기보다 조금씩 서서히 완화해가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차 유행 우려는 방역당국도 인지하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예방접종 후 4~6개월 지나 방어능력이 떨어지고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불씨가 되살아나 5차 유행이 올 수 있다”며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영국 사례에서도 봤듯이 접종률이 올라가도 한 번 더 유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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