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적 기지 공격 능력도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실시되는 총선(중의원 선거) 공약으로 자민당이 사실상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을 명시한 데 이어 기시다 총리가 직접 관련 언급을 한 것이다.
20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후쿠시마시에서 유세를 했으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총리 관저로 돌아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그는 NSC 주재 후 기자단에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기술의 현저한 발전은 우리나라 안전 보장과 관련해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베 신조 내각 때부터 논의가 본격화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일본 정부가 실제로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이 최근 발표한 총선 공약에도 “상대 영역 내에서 탄도미사일을 저지하는 능력 보유를 포함해 억지력을 향상하는 새로운 대응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뜻한다.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지난달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섰을 때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원거리 정밀 타격수단 등의 보유를 의미하는데, 이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 제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수방위란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북한이 극초음속·변칙 궤도 미사일 등 신무기 개발을 추진하면서 일본 내에선 보수층을 중심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돼 왔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해 “헌법 해석에 비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베 전 정권 당시 방위장관을 지낸 고노 다로 전 행정개혁장관도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적 기지 공격 능력에 대해 “이동식 발사대를 찾아서 파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미일 동맹에 기초해 전체적인 억지력 향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이는 등 자민당 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