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천연기념물 진돗개 지켜줄 새 보호법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0월 15일)한 '애니청원'에 한국일보닷컴과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300명에 달했습니다. 이에 더해 식용 개농장에서 천연기념물과 천연기념물 심사를 기다리는 예비견을 포함 11마리를 발견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가 해당 청원을 공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게시물에 522명이 공감 해주셨습니다. 이에 진도군에는 천연기념물 진돗개와 예비견 관리를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또 라이프와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에는 구조한 65마리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천연기념물 진돗개와 예비견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한 지에 대해 묻고 답해드립니다.
-천연기념물 진돗개와 예비견을 진도군에 등록한 이후 추적 관리가 되지 않는 게 문제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진돗개 폐사, 소유주 변경을 소유주 신고에만 의존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달 말까지 전산 등록된 진돗개 사육농가 2,000여가구에 대해 전화, 방문을 통한 실태 조사를 끝낼 예정입니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사육농가 수와 사육두수는 전산상 자료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먼저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변경 사항 신고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설 방침입니다. 또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변경사항 미신고에 따른 벌칙 등 내용을 담아 '한국 진도개 보호, 육성법' 개정을 검토하겠습니다." (진도군 진도개축산과 관계자)
-65마리의 진돗개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모두 위탁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구조 당시 예민했던 천연기념물 '진주', 도축장소와 너무 가까워 움직이지 조차 못했던 천연기념물 '봉자' 등을 포함한 개들이 산책을 즐기고 사람과 교감하며 점차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길러져 건강이 나쁘고,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들도 많아 입양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하 김나라 HSI 매니저)
-진돗개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현재 라이프가 국내에서 개들의 입양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입양을 원하는 분은 라이프나 HSI에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덩치가 작지 않고 사회화 교육이 필요해 국내 입양이 어려워 보이는 개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HSI를 통해 해외입양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은 뭐라고 보시나요.
"'한국 진도개 보호, 육성법'이 있었지만 이는 진돗개 육성과 진돗개 농가의 수익증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진돗개 보호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등록 이후에는 추적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가장 문제이고요.
진도군 내 진돗개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합니다. 진도군은 진돗개를 천연기념물 선정여부에 따라 '좋은 개, 나쁜 개'로만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견이 모두 천연기념물이라 할지라도 자견들은 황색과 백색의 모색, '적당한', '너무 넓지 않은' 등의 애매한 체형 규정을 근거로 한 진돗개 심의의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선정될 뿐입니다. 이는 천연기념물로 선정되지 않은 진돗개에게는 잔인한 폭력입니다." (이하 심인섭 라이프 대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먼저 '한국 진도개 보호, 육성법'이 진돗개 증식과 보급 확대가 아닌 보호에 초점을 맞춰 전면 개정되거나 새로 제정되어야 합니다. 현재 천연기념물 진돗개는 약 3,000마리, 예비견은 7,000마리로 그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천연기념물이든 예비견 이든 등록 이후 끝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수를 줄여가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 사육 자체를 민간 사육농가에 맡기지 말고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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