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표피 곳곳, 벌레가 파먹은 ‘흉터’
그런 내게 행인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깊어진 가을이 나를 홍시처럼 물들이자
붉어진 몸이 상처를 가려 설움이 녹는다
서둘러 온 첫서리에 짧은 행복은 끝나고
바람 불면 끊어질 추풍낙엽의 신세
모래성처럼 부질없는 불안한 나날 속
있는 힘껏 가지에 매달려 발버둥 치지만
이젠 한 몸이었던 친구들과 헤어질 시간
어느 따스한 봄날, 다시 돋아날 것을 믿기에
잠시 이번 생애를 떠나 내세를 기약해야지
흩날리는 서리에 ‘부활의 꿈’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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