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맞수 토론'
尹 "개 사과 사진 승인, 제 책임" 인정
홍준표·원희룡은 '대통령 자질' 토론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왼쪽부터)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회는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 후 반려견에 사과를 주며 국민을 조롱하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공분을 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윤 전 총장의 맞수토론 상대였던 유승민 전 의원은 시작부터 "누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느냐"고 직격하자, 윤 전 총장은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 국민에게 질타를 받겠다"며 시작부터 몸을 낮췄다. 윤 전 총장은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개 사과' 사진 논란에는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윤석열 "20분 중 13분을 인신공격" 불만
포문은 유 전 의원이 열었다. 윤 전 총장이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 '토리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과 관련해 "정말 황당한데 누가 사진을 찍었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우리 집이 아니다. 대선캠프의 SNS 담당 직원이 와서 찍었다고 들었다.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이 "사과를 준 사람도 윤 후보 아니냐"고 거듭 따지자, 윤 전 총장은 "저는 대구 토론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간 시간이 새벽 1시 반쯤"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반려견을 데리고 간 건 제 처로 생각이 되고, 사진은 캠프 직원이 찍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선 국민에게 사과하고 인스타그램에선 국민을 조롱하는 사진을 왜 올리느냐"고 거듭 따졌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이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 때에 (사진이) 올라간 건 제 탓"이라며 "(캠프에서) 사과 스토리를 올린다는 얘기를 해 주고 (내가) 승인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SNS 관리자가 누구냐'는 질문이 계속되자, 윤 전 총장은 흥분한 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집에서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보내면 만들어 내는 건 캠프가 한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문제가 아니라 제가 책임질 문제"라고 했다. 이어 "20분 토론 중에 13분을 인신공격만 한다"며 유 후보의 질문 공세를 비난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왼쪽부터)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6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승민 '배신 프레임' 겨냥한 윤석열
윤 전 총장도 지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의 △탈당 후 복당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추진 △바른정당 창당 등 과거 행보를 거론하며 "탈당하고 우리 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해놓고 어떻게 다시 돌아왔느냐"고 반격했다. 유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경쟁할 때 해체돼야 할 정당이라고 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같이 들어온 지 두 달 만에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맞대응했다.
유 전 의원의 19대 대선 공약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신규 원전을 전면 중단하고 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시킨다고 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처럼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거의 똑같다"고 공격했다. 유 전 의원은 "명백한 허위"라며 "(그런 주장을 하는) 캠프에 있는 엉터리 사람들 다 갈아치우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왼쪽부터)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8일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홍준표·원희룡도 '대통령 자질' 토론
홍준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통령 자질'을 놓고 토론했다. 윤 전 총장이 전 전 대통령의 통치 방식을 옹호하며 '시스템식 통치'를 내세워 논란이 된 것을 은연중에 띄운 것이다.
원 전 지사가 "대통령으로서 인사 철학이 무엇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대통령은 나라를 근본적으로 끌고 가고 국정 운영 철학을 같이하는 장관에게 인사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가 "나라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바지사장식 대통령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전 토론과 달리 두 사람 사이에선 공방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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