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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르 3대가 감행한 모험의 메시지

입력
2021.11.01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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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자크 피카르

1960년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테'에 승선한 자크 피카르. bertrandpiccard.com

1960년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테'에 승선한 자크 피카르. bertrandpiccard.com

스위스 물리학자 오귀스트 피카르(1884~1962)가 1931년 직접 설계, 제작한 헬륨 열기구에 여압실(저기압 高고도에서 대기압을 유지할 수 있게 가압한 기밀공간)을 매달아 타고 고도 1만5,780m 성층권을 다녀왔다. 대기권 밖에서 우주 입자와 방사선 등을 직접 관찰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 모험으로 그는 지구의 곡면과 인위적 오염 없는 우주를 경험한 첫 지구인이 됐다.

오귀스트는 제네바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던 아들 자크(Jacques,1922.7.28~2008.11.1)와 함께 성층권 열기구와 여압 기술을 응용한 심해 잠수정 '바티스카프(Bathyscaphe)를 개발, 1948~1955년 최대 수심 3,048m 심해를 탐사했다. 그 기록 역시 당시로선 전대미문이었다. 이후 자크는 경제학을 포기하고 해양학자 겸 공학자로 변신했다.

부자의 바티스카프를 탐낸 것은 미국 해군이었다. 당시는 핵실험이 한창이었고, 미국은 만만한 실험지를 탐사해야 했다. 부자의 마지막 잠수정을 구입해 혁신적으로 개량한 '바티스카프 트리에스테(Trieste)'는 1960년 1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나 해구 챌린저 해연 바닥(수심 1만916m)에 닿았다. 그 잠수정에 자크와 미 해군 중위 돈 월시(Don Walsh)가 승선했다. 빛 입자도 스미지 못하는 초고압의 해저에서 그는 넙치처럼 생긴 심해 생명체를 육안으로 확인했고, 당시까지 누구도 답하지 못한 해양학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생명은, 어떤 수심의 바다에도 탁월하게 적응된 형태로 존재한다." 그는 우주 실험실 '스페이스랩' 제작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자크의 아들 베르트랑(1958~) 역시 스위스 로잔대에서 정신의학을 전공한 의사 겸 의학자이면서 1999년 3월 열기구 논스톱 세계일주에 처음 성공한 모험가가 됐다. 그는 2009년 12월 태양광 비행기 '솔라 임펄스'로 505일 만에 세계를 일주, 화석 연료 없이 지구를 돈 최초의 인간이 됐다. 그는 3남매의 아버지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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