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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무명 최희서의 아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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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무명 최희서의 아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녹아들었다

입력
2021.10.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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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서가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지만 빛을 발할 거란 보장은 없다. 스타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배우 최희서도 그랬다. 데뷔 12년 차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날이 더 길었고, 자존감은 점점 낮아져 갔다. 그의 지난날은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속 무명가수 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최희서는 2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지닌 일본과 한국의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 같은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최희서와 닮은 솔

최희서가 솔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솔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맡은 역할인 솔은 아이돌 출신 가수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의 어깨는 늘 무겁다. 최희서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서의 연기에 대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나도 내가 언제 또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그리고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는 솔의 이야기가 빨리 연기하길 원하는 나와 닮아 있더라. 그런 부분에서 이해도가 높았던 듯하다"고 했다. 그에게 솔의 삶은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최희서가 생각하는 솔은 원래는 밝은 사람이었다. 그는 "지금의 환경,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어깨를 무겁게 한 게 아닐지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노래 연습도 중요했다. "무대에 여러 번 서본 느낌이 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고민과 연구를 많이 했죠. 목소리 좋다는 얘긴 많이 듣지만 솔직히 저는 음치입니다. 음치 탈출을 위해 연기 연습만큼이나 노래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이케마츠 소스케·오다기리 죠의 열정

최희서가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 죠를 칭찬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 죠를 칭찬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케마츠 소스케, 오다기리 죠 등의 일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을 떠올리던 그는 "굉장히 올곧은 사람들이더라. 연기에 대한 태도가 진중하고 조심스럽다. 또 그만큼 상대 배우에 대한 태도와 배려가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었다.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최희서의 눈에 비친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 죠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닮아 있었다. 이들은 촬영을 마치고 기다리는 중에도 동료 배우들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최희서는 "화장실도 안 가시더라. 정말 놀라웠다. 감독님께 원래 일본 배우들은 계속 준비 자세로 있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모든 배우가 그렇진 않지만 이케마츠와 오다기리는 원래 그런 배우라서 제가 같이 작업하는 겁니다'라고 답하셨다"며 미소 지었다.

최희서가 바라본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 죠는 스타일이 매우 다른 배우였다. 그는 "오다기리 죠의 여유로운 호흡을 본받고 싶다. 그분은 무언가를 준비하거나 만드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흥적으로 느낀 것, 본인의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 했다. 애드리브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케마츠 소스케에 대해서는 "한 땀 한 땀 고민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눈빛에 대한 얘기를 정말 많이 했다. 나보다 어리지만 25년이란 어마어마한 연기 경력을 갖고 있다. 일본의 차세대 국민 배우인데 내가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 말에 울컥

최희서가 대본 리딩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대본 리딩을 하던 때를 떠올렸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 배우들과 마음을 나눴던 최희서에겐 '영화엔 국경이 없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이 유독 와닿았다. "아카데미가 생중계되던 날 전체 리딩을 했거든요. 봉준호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울컥했죠. 함께 리딩을 하던 배우분들을 일본 사람이 아닌 한 명의 배우로 보고 소통하며 연기하려고 했어요."

오다기리 죠의 한국 사랑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최희서는 "오다기리 죠가 원래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 작품이면 단역이라도 불러달라고 하더라. 그 얘길 듣고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바닷가에서 캔맥주를 함께 마셨다. 아역 배우로 사토 료의 소원이 불꽃놀이를 하고 일본에 돌아가는 거였다. 폭죽을 편의점에서 사서 터뜨렸는데 민재 오빠랑 오다기리 죠가 제일 좋아하더라. 단체사진을 찍고 영상도 찍으며 놀았다"며 강릉에서 쌓았던 추억을 풀어놓기도 했다.

한국 배우와 일본 배우, 그리고 강릉의 아름다운 풍경이 만나 작품에 개성이 더해졌다. 최희서는 "여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점의 한국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어보다 한국어가 조금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언제 또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모여 하나의 가족이 되는 모습을 그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감독님의 눈으로 본 한국과 한국 친구들이 그려졌다는 점이 독특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소중함

최희서가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에겐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그는 "영화의 큰 소재이자 주제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들이다. 극 중에서 싱글 CD가 나오는데 제목이 '아무 말도 필요 없어'다. 감독님이 말을 안 해도 소통이 되는 감정이 있다고 믿으셨고 그런 주제가 반복적으로 영화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남녀의 사랑, 부자의 사랑, 남매의 사랑 등 다양한 종류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그는 "눈을 보면 알 수 있고 함께 맥주를 마시고 밥을 먹으면 알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이 소중하단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희서가 꼽은 작품의 감상 포인트도 이와 맞닿아 있다. "영화가 한 줄로 표현하기 힘든 레이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로드 무비, 로맨스, 가족 영화를 넘나들죠. 다양한 장르, 관계, 감정이 나와요. 예상치 못한 장면들, 반전을 기대해 주세요. 원래 제목은 '아시아의 천사'인데 그 사실을 기억해 주셔도 좋을 듯해요."

도전 즐기는 최희서

최희서가 도전을 즐긴다고 밝혔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희서가 도전을 즐긴다고 밝혔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밖의 최희서는 어떤 사람일까. 이시이 감독은 그를 '도전자'라고 불렀다. 최희서는 "날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해 주셨는데 그 말이 재밌었다. 난 호기심이 많다. 욕심도 많은 사람이다. 호기심과 욕심이 같이 발현됐을 때 무모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를 하게 되는 듯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도전을 즐긴다. 해외 오디션을 꾸준히 본단다. 올해 미국 오디션을 2개 봤는데 모두 떨어졌다고 했다. 작년에는 4개를 봤고, 그중 하나에 합격했다. "오디션에 일단 응시하고 봐요.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도 오디션에 불합격했을 때 '오디션은 떨어지려고 보는 거야'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타격이 있진 않아요. 이제 굳은살도 생겼고요."

다음 달에는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통해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큰 선물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친해졌다. 연기를 하며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고마워서 나도 더 잘해주려고 했다. 혜교 언니, 효주 언니, 주헌 오빠, 군대 간 기용이, 그리고 남호 오빠와 거의 가족이 됐다. 우리의 그런 관계가 방송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재밌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최희서의 수많은 도전, 그중 하나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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