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인터넷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가 국내 상륙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이어 애플까지 진출하면서 글로벌 OTT들의 본격적인 국내 경쟁이 시작됐다.
애플은 다음달 4일부터 한국에서 애플TV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애플TV는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물을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 '아이패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TV와 컴퓨터(PC),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애플TV는 ‘애플TV+’와 ‘애플TV 4K’ 등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됐다. 애플TV+는 인터넷에서 애플TV 소프트웨어(앱)를 내려 받아 아이폰, 아이패드, TV, PC, 콘솔 등에 설치한 뒤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본 서비스다. 애플TV 4K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없는 TV로도 애플TV를 볼 수 있도록 연결 기능을 제공하는 별도 셋톱박스다.
이용료는 월 6,500원으로 국내 진출한 해외 OTT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애플TV 4K도 월 이용료는 동일하다. 다만 4K 해상도의 UHD 시청이 가능한 셋톱박스를 23만9,000원, 이보다 화질이 낮은 고화질(HD) 시청용 '애플TV HD' 셋톱박스를 19만9,000원에 판매한다. 4K 셋톱박스는 애플 공인 판매점과 SK브로드밴드 대리점에서 판매하며 HD 셋톱박스는 애플 공인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애플은 국내 서비스에 맞춰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선보인다. 국내 웹툰을 원작으로 한 공상과학(SF) 스릴러인 이 드라마는 '밀정' '달콤한 인생' '장화홍련'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영화 '기생충' '화차'에 출연한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다.
이와 함께 자체 제작 코미디물 '테드 래소',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출연한 '더 모닝쇼' 등의 시리즈물과 톰 행크스 주연의 '핀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출연한 '파머'등 영화도 공개한다. 여기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안톤 후쿠아 감독의 '해방' 등 신작 영화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은 해외 콘텐츠에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이로써 애플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함께 국내에서 본격적인 OTT 경쟁을 펼친다. 3개사 가운데 월 기본 이용료는 넷플릭스 9,500원, 디즈니플러스 9,900원에 비해 애플이 가장 싸다.
여기에 애플은 무료체험 기회를 늘리는 등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다. 9월17일 이후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3개월 간 애플TV를 무료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7일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이용자번호(ID) 하나로 최대 6명의 가족 구성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애플TV를 다른 서비스까지 판매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애플TV와 '애플 뮤직' '애플 아케이드' '아이클라우드' 등 OTT, 음악,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통합 요금제 '애플 원'도 다음달 4일부터 내놓는다. 애플 원은 월 이용료가 개인용 1만4,900원, 가족용 2만900원이다.
관건은 콘텐츠에 달렸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나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처럼 타사에 없으면서 이용자를 대거 끌어 모을 수 있는 독자 콘텐츠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의 향후 콘텐츠 수급 능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TV는 아직까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비해 콘텐츠 영향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라며 "국내에서도 콘텐츠 등 서비스 기획력에서 글로벌 OTT 3사간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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