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53분 연간 무역액 1조 달러 돌파
?종전 기록 21일 앞당겨…반도체 석유화학이 주도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이 역대 최단기간 1조 달러를 돌파했다. 10월에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1956년 무역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기존의 역대 최단기 1조 달러 달성 시점인 2018년의 11월 16일보다 21일 빠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악재 속에서도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선전에, 전 세계 주목을 받은 음악과 영상 등 대중문화 콘텐츠들까지 가세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26일 오후 1시 53분쯤 수출 5,122억 달러, 수입 4,878억 달러로 전체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사상 최단기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수출입 물류 애로, 변이 바이러스 지속, 공급망 차질 등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연간 수출액도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도록 수출입 물류 현장 애로 해소, 중소기업 수출역량 강화 등 다방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뚫고 세운 ‘무역 신기록’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액은 정확히 10년 전인 2011년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을 시작으로, 2011~14년과 2017~19년 총 7차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감소와 세계 무역 침체 영향을 받아 1조 달러 아래(9,801억 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간의 성장 저력에 힘입어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무역 규모를 회복해 다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산업계 관계자는 “무역액 1조 달러는 자동차만으로 무역을 한다고 하면, 5,000만 대 거래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했다. 국내 등록된 모든 자동차 대수인 2,470만 대를 수출하고 같은 양을 수입해야만 근접 가능한 수치란 얘기다.
이번 신기록의 이면엔 역시 수출 증가 영향이 컸다. 수출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 스마트폰, 조선 등 전통 주력 산업이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는 초호황(슈퍼사이클)을 맞아 올 들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고, 조선은 상반기에 수주금액 기준 1위, 수주량 기준 2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도 지난 상반기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 우호적인 대외여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주요국 대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까지 ‘시장 다변화’ 대비한 결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일단 시스템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고부가가치 선박, 2차 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고부가가치 품목이 새로운 수출 유망주로 성장한 배경이 올해 무역 신기록 달성의 배경이란 게 산업부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란 악재 속에서도 친환경차 등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하며 지난달 20일까지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1.5% 늘었다.
온라인 기반 사업 등에 발 빠르게 대응한 국내 중소기업들도 수출 호조세에 힘을 보탰다. 특히 상반기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액은 5억6,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01% 급증하면서 수출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산업부는 “K콘텐츠 등 한류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소비재 품목 수출이 확대된 것도 수출 확대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연간 최고치 경신 눈앞… 경제계 “상생과 협력” 약속
정부와 업계는 올해 연간 무역액도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전망의 배경엔 효자인 '수출'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일 5,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5년 연속 5,000억 달러 행진을 이어간 수출액은 연말까지 6,0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 기록인 6,049억 달러(2018년)까지 경신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올해 무역 성과들을 두고 “한국 경제 저력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세계 무역 질서를 주도하는 무역 강국으로서 신산업과 서비스 분야의 수출 확대, 수출 강소기업 육성 등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계도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발맞춰 상생과 협력에 바탕을 둔 경제 성장과 도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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