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입법을 추진하는 부처인 법제처에는 알기 쉬운 법령팀이라는 부서가 있다. 2017년 10월 2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법이 알 수 없는 어려운 말로 되어 있으니 쉬운 용어를 사용하여 법을 만드는 정책을 살펴야겠다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물론 이전에도 어색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는 법령 심사 단계에서 검토를 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지시사항에 따라 2018년부터는 알기 쉬운 법령팀을 독립적으로 조직하고 법을 제정·개정하는 심사 이전에 모두 검토하여 어려운 용어를 발굴·정비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맡아 한다.
얼마 전 한글 주간을 맞아 법제처는 국민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의 알기 쉬운 법령 용어’를 선정하였다. 일본식 용어인 ‘개호’를 정비한 ‘간병’, 회계·경제 분야에서는 이미 다듬어졌는데 법령에 반영이 안 되었던 ‘대차대조표’를 정비한 ‘재무상태표’, 그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병급여’를 정비한 ‘부상 및 질병 급여’가 이에 해당한다. 국민이 잘 다듬었다고 인정했으니 법령에 더욱더 잘 정착되어야 한다.
어려운 법령 용어를 다듬는 데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한다. 국민을 위해 쉽게 만들어야 하지만, 법령이 전달하는 의미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수천 개의 법령 용어를 다듬고 소관 부처가 반영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다듬어진 용어가 바른 우리말인지도 꼼꼼히 따지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국립국어원은 그 뜻을 같이하고 있다. 가장 공공성을 띤 법령이므로 모두가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국립국어원은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어려운 일임에도 법령에서 우리말이 바로 서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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