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강력 경고, 자제해 달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정치 혁신' 대 '구태 기득권' 논쟁으로 한바탕 맞붙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하는 본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투톱' 사이의 비방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경선 후폭풍 우려가 커지면서 당 지도부는 공개 경고음을 울리고 나섰다.
윤석열 "이준석과 정치혁신" vs 홍준표 "골목대장 노릇 그만"
윤 전 총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정치 혁신의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건전 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선 초기 당 행사 참석 등을 둘러싸고 얼굴을 붉혔던 이 대표와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이자 자신의 취약지점인 2030대의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홍 의원은 전방위적 전·현직 의원 영입에 나선 윤 전 총장 측을 겨냥했다. "흘러간 정치인들을 주워 모아 '골목대장' 노릇하는 것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며 찬물을 끼얹으면서다. 윤 전 총장이 '혁신'을 외치면서도 실상은 '줄 세우기'식 구태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측에 합류한 전·현직 의원들의 조직표 동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홍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선 전날 윤 전 총장 측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하태경 의원을 겨냥해 "우리 캠프는 다 받아도 주사파 출신은 안 받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술 먹고 주사 부리는 주사파는 홍 후보 본인"이라고 맞대응했다.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전 총장 측 주호영 선거대책위원장을 맹폭했다. ARS 당원투표에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하자는 홍 의원 측 요구를 "어르신 투표 방해 수작"이라고 비판한 주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주 의원에 대해 "지난 전당대회에서 휴대폰 하나로 선거에 임한 새파랗게 젊은 후배(이준석 대표)에게 참패했다" “강북 초선의원만 못하다" 등 인신공격성 표현이 담겼다.
초선들도 "품격 갖춰달라" 자제 촉구
경선이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선 경선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던 2007년 경선을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에 그간 중립을 지켜온 지도부도 침묵을 깼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강력히 경고한다. 각 경선 캠프는 후보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나 서로를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초선의원 35명도 '원팀' 경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우리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자들 간 공격과 비방이 도를 넘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갈라치기 해온 국민들을 포용하고 하나 되게 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 대선후보로서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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