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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국민 지원금' 카드, 국면전환용 아닌가

입력
2021.10.30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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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점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단계적 일상회복 점검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경기지사직을 내려놓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지 4일 만에 내놓은 깜짝 카드다. 소요 예산도 문제지만 다음 주부터 사적 모임을 완화하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 절차에 돌입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 재난지원금 필요성부터 의문이다. ‘음식점 총량제’에 이어 즉흥적 아이디어를 너무 성급하게 제시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이 후보는 경제 회생과 함께 지금까지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외국과 비교할 때 크게 적다는 점을 추가 지급 이유로 들었다. 실제 우리 정부가 지난해 4월 국내총생산(GDP)의 0.7%를 투입해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지급할 당시 일본은 GDP의 2.4%로 국민 1인당 10만 엔(약 105만 원), 미국은 GDP의 1.4%로 1,200달러(약 134만 원)씩 지급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약 90% 국민에게 25만 원씩의 지원금을 추가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경제 규모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턱없이 작은 국가로서는 상당한 예산을 지출했다.

이 후보는 “추가 지원 규모는 함께 논의 중”이라며 민주당 또는 예산 당국과의 사전 조율 및 추경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다섯 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동안 당정 협의가 힘겹게 진행됐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지원금을 대폭 늘린다”는 이 후보 구상처럼 국민 1인당 100만 원씩 지급한다면 소요 예산만 50조 원에 달하는데 기획재정부가 당정 협의장에 순순히 나오겠는가.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할 계획이라면 국가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서 중소 자영업자 등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피해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

현실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 대규모 지원 정책은 대선을 겨냥한 ‘선심성 돈 풀기’라는 오해만 부를 수 있다. 대장동 사태로 궁지에 몰린 이 후보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전 국민 지원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보다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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