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자 대사면
공천 불공정 경쟁 반발 가능성
#열린민주당과 통합
'반(反)조국 정서' 자극 역풍 우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연대
중도층 이탈 소지 등 득실 불분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범진보 진영 대통합’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인사들을 다시 받아 주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민주당의 '금기'였던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활짝 열어 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 편’ 결속을 위해 작은 차이를 넘자는 뜻이다. 진보진영이 '이재명으로' 똘똘 뭉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이 후보가 내놓은 통합 방안들은 하나 같이 인화성이 크다. 당내 분란을 일으키거나, 중도층 이탈을 부르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여지가 상당하다.
탈당자 '대사면' 언급...현역 의원 반발 부를 가능성
이 후보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여권 대통합을 하자. 거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대사면을 하자”고 말했다. 스스로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을 허용하고, 당헌·당규 위반 등으로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 인사들의 벌점을 깎아 주자는 취지다.
이 후보는 구체적인 구제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에 합류한 호남권 인사(천정배, 정동영, 장병완, 황주홍, 조배숙 전 의원 등)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떠나 열린민주당을 차린 인사(김의겸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 △21대 총선에서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민병두 전 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씨 등) △동교동계(정대철, 권노갑 전 의원) 등이 예상 수혜자로 거론된다.
다만 이런 구상이 실제 추진되면 현역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탈당파가 총선과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면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직하게 당을 지킨 인사들 입장에선 불공정 경쟁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31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자칫 통합이 아닌 분란만 부를 수 있어서 단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국 수호' 열린민주당과 통합 필요성도 언급
최강욱 대표가 이끄는 열린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 반대에도 정봉주, 손혜원 전 의원 등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만든 강성 친문재인계 정당이다. 이 후보는 “어떤 형식이든지 힘을 합쳐야 한다. 열린민주당하고도 통합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문제는 열린민주당에 '친(親)조국 전 법무부 장관' 꼬리표가 붙어 있어서 중도 확장에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조국 사태에 사과한 민주당과 달리, 열린민주당은 ‘조국 수호’ 노선을 유지하고 있어 중도층 사이에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함께 이길 수 있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며 후보단일화 추진 가능성을 열어 뒀다. 탕평 인사를 위해 야권 인사를 내각에 기용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도 밝혔다.
연정 혹은 후보단일화 형태로 정의당과 손잡는 것이 중도 확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야권 인사의 장관 발탁은 실현된 적 없는 카드다.
이에 이 후보 측에선 진화에 나섰다. 이 후보 측 의원은 31일 "이 후보가 얘기한 것들은 급하게 추진할 과제들이 아니다.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지, 세부 방법은 당내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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