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리 등 거물, 野 단일화 신인이 패배시켜
공산당과의 협력에 불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 비례투표 급감
10월 31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공산당 등 야 4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자민당과 맞섰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의석이 오히려 축소됐다. 단일화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례 투표에서 의석이 급감해 독이 됐다. 공산당과의 공조가 일부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일 새벽 확정된 중의원 선거 최종 결과에 따르면 입헌민주당은 96석(지역구 57석, 비례 39석)을 획득하는 데 그쳐, 중의원 해산 직전(109석)보다 13석이 줄었다. 단일화 효과로 지역구는 48석에서 47석으로 늘었지만 비례 의석이 종전 62석에서 39석까지 급감한 탓이다. 오사카를 휩쓴 일본유신회 돌풍에 쓰지모토 기요미 부대표가 오사카10구에서 패해 비례 부활조차 못하는 등 타격이 컸다.
입헌민주당은 에다노 유키오 대표 등 당 집행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2일 집행임원회의를 열어 총선 결과에 따른 논의를 본격화한다.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선거 책임을 지고 사임을 검토 중이다.
후보 단일화는 자민당과 1대1로 겨룬 지역구에서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과 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간사장, 자민당 최다선인 노다 다케시 등 여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을 낙마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공산당에 대한 여론의 뿌리 깊은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면서 야권공조의 부정적 파장이 입헌민주당으로 이어졌다. 비례 의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자민당은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공산당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외교안보 분야에서 야권을 신뢰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지역구에서는 자민당에 대항해 나온 입헌민주당 후보에 투표하되 비례 투표는 ‘자민당의 견제 세력’으로서 입헌민주당 대신 일본유신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출구조사 결과, 후보 단일화로 자민당과 1대1로 겨룬 지역구에서 입헌민주당 후보는 무당층 57%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당층의 비례 투표 비율은 입헌민주당 24%, 일본유신회가 19%로 나타나, 4년 전(입헌민주당 30%, 일본유신회 9%)보다 입헌민주당의 표가 줄고 유신회의 표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입헌민주당의 대표적 지지세력이던 대기업 노조 중심 노총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도 공산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요시노 유코 렌고 회장은 1일 “연합 조합원의 표가 갈 곳을 잃었다”며 입헌민주당의 패배 원인이 공산당과의 단일화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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