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요소수 품귀로 원자재ㆍ물류 배송을 위해 쓰이는 디젤 화물차 운행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여 기업들 사이에 ‘물류대란’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트럭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 차량의 운행이 불가능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 대 중 60%인 200만 대 정도는 SCR을 장착해 요소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요소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는데 호주와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 석탄 가격이 급등하자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조치로 수출을 제한했다.
요소수를 구할 수 없게 되면 디젤 화물차 중심의 국내 화물운송 시장은 사실상 기능 불능에 빠져 최악의 물류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 택배 등 생활 유통 시장뿐만 아니라 업종을 불문하고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피해가 예상돼서다. 자동차, 철강업계 등도 물류 차질이 빚어지면 납품 일정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80% 이상은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이 점유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요소수 재고는 1∼2개월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와 같은 요소수 품귀 상태가 지속되면 12월부터는 시중에 유통되는 요소수 물량이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탱크로리라 불리는 석유 제품 및 액화가스 운송 차량을 운영하는 정유·화학사들은 "요소수가 부족하면 이들 차량의 운행 차질이 예상된다"며 "아직 실제 영향은 없지만 요소수 품귀 사태 추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재 주유소에서 10리터(L)에 1만 원 안팎에 판매되던 요소수는 최근 2만 원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온라인 사이트에선 10L에 1만 원 안팎이던 요소수 가격이 최근 호가 기준으로 최대 10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국내에서 요소수 가격이 이전보다 배 이상 뛰고, 사재기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화물차주 등 운전자 커뮤니티에는 "주변 주유소에 모두 전화를 돌려도 요소수가 없다"며 구할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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