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막 뒤지면 돈 나오나" 김부겸, 이재명 추가 재난지원금에 난색

이재명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난색 표해
"재난지원금보다 손실보상법 돕는 게 시급"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7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부겸 국무총리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당장 재정 여력이 없다"며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 총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후보께서 정치적 공약을 하신 건데 현재로서는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면서 "올해 예산이 두 달이면 집행이 끝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1년 반 이상 피해가 누적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중에서 손실보상법으로 도와드릴 수 없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정부로서는 250만~300만 명 정도의 이분들을 어떻게 돕느냐가 제일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내년 예산은 국회에서 심사 중이니 국회에서 논의를 해주면 모를까"면서도 "후보께서 공약을 한 거야 우리 정부로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김 총리는 "재정당국이 늘 국민들한테 미움을 받고 있는데, 재정당국의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면서 "막 여기저기서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 후보의 주장에 다시 한번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앞서 이 후보는 추경을 거쳐서라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코로나 국면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30만~5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1인당 100만 원은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 48만~50만 원 정도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집값 하락할 것...내 집 마련 꿈 걱정 안 해도"

9월 서울 주택 매매량이 지난해 대비 1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부동산 업소 모습. 연합뉴스

또한 김 총리는 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와 관련해서도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로, 국회가 자꾸 정부한테 떠넘기지 말고 당당하게 국민들에게 그걸(설득을) 하시고 국회에서 결정하면 정부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총리는 '주택시장 상승세가 주춤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락할 것으로) 본다"면서 "여러 가지 선행지표들에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유력한 여야 대선후보들이 부동산 문제 꼭 잡겠다고 이야기를 하신다"면서 "이분들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부동산에 관한 말씀을 들어보면 어떻게 더 이상 집값이 뛸 여지가 있는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정부가 서울시, 국토부와 공급 대책에 대해 서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그 점에서 너무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지 않는가 하는 그런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