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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똥이 데려와!" 국회서 벌어진 '인형 쟁탈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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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똥이 데려와!" 국회서 벌어진 '인형 쟁탈전', 왜?

입력
2021.11.03 18:36
수정
2021.11.03 19: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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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대장동 비판' 개 인형 또 가져와
여야, 막말·고성 끝에 국토위 회의 파행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의혹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양두구육'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의혹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양두구육' 인형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대똥이’를 가져 온 사연을 들어보세요.”(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3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장이 별안간 개 인형의 등장에 아수라장이 됐다. 국토위 국민의힘 간사인 송 의원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비꼬기 위해 소품으로 개 인형 대똥이를 꺼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조롱한 게 아니냐며 민주당 의원들이 발끈한 것이다. 여야 의원들은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다가 급기야 인형을 지키고 빼앗으려는 ‘쟁탈전’까지 벌였고, 회의는 파행됐다.

대똥이는 양 가면을 쓴 강아지 인형이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ㆍ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을 표현한 일종의 상징물이다. 이미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송 의원이 이 후보와 대장동 의혹을 비판할 목적으로 제작해 선보였고, 그때도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당시 송 의원은 “원래 인형의 이름은 ‘대동이’인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 구린내를 풍겨 대똥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이 후보를 비하하는 용도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국토의 회의는 ‘대장동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로 열렸지만, 안건을 놓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실랑이가 계속됐다. 그러자 송 의원은 불쑥 보좌진에게 “대똥이를 가져오라”고 지시하더니 흰색 비닐봉지에서 인형을 꺼냈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에서 송석준(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개발 의혹에 따른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을 가지고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형을 빼앗아 퇴장하고 있다. 뉴스1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에서 송석준(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개발 의혹에 따른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을 가지고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형을 빼앗아 퇴장하고 있다. 뉴스1

회의장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 또 들고 오냐!”면서 반말로 소리쳤고, 송 의원은 “들어보세요, 제가 대똥이를 가져온 사연을!”이라며 인형을 계속 들어보였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을 떠나기도 했다. 그중 한 의원이 송 의원 옆으로 다가와 인형을 낚아채자 송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 이헌승 국토위 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사유물을 탈취해도 되는 겁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자리를 이탈해 회의는 파행됐다. 잠시 후 재개된 회의에서 송 의원은 “대똥이를 데려온 건 공공개발이라는 탈을 쓰고 민간개발로 1조 원의 이익을 본 대형 사건 때문이다. (위원장은) 민주당에 경고해달라. 어떻게 동료의원의 ‘반려동물’을 뺏어갈 수 있느냐”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민주당 측은 대똥이를 송 의원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송석준(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양의 탈을 쓴 개 인형 대똥이를 꺼내 보이자 김윤덕(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송석준(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양의 탈을 쓴 개 인형 대똥이를 꺼내 보이자 김윤덕(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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