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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돼지고기, 한돈 랩소디

입력
2021.11.05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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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삼겹살 랩소디' 프리젠터 백종원. KBS 제공

KBS1 '삼겹살 랩소디' 프리젠터 백종원. KBS 제공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는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돼지고기인 한돈(韓豚)이 전보다 높은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브랜드가 된 것은, 전국의 양돈 농가를 비롯해 한돈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고민과 도전정신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1978년 설립된 대한한돈협회는 한돈 산업의 발전과 한돈인들의 권익 보호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에도 한돈 산업에 닥친 많은 위기를 농가와 함께 극복하며 믿고 먹는 한돈의 입지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9년 말, 한국에서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며 약 40만 마리가 살처분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까지 확산하며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삼겹살의 소비가 줄어들고, 학교 단체급식 중단으로 인해 재고가 크게 늘어나는 등 한돈산업은 많은 어려움을 마주했다. 그러나 한돈협회와 양돈 농가는 '비상(非常)이다 비상(飛翔)하자'라는 각오로 양돈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한돈먹고 대한민국 뒷심 충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먼저, 다양한 지역에서 드라이브스루 판매와 언택트 마케팅 등 그동안 시행되지 않았던 방식을 도입하여 돼지고기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국산 돼지고기 공식 온라인 판매처인 '한돈몰'을 통해 육가공업체에서 소비자에게 신선한 고기를 직배송하는 선제적 시스템으로 전년 대비 2배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농축산업계 최초로 MZ세대 대상의 틱톡을 통해 '한돈착착챌린지'를 선보이며 비대면 홍보를 강화했다. 이 챌린지는 무려 2,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한돈에 보다 더 쉽게 접근하고 이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작년 12월에는 '삼겹살 랩소디'가 방영되었다. '랩소디'는 자유로운 음악을 뜻하는 단어로, 돼지고기를 굽고 튀기고 삶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먹는 한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은 한돈 홍보대사 백종원 대표와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미식회를 통해 그동안 많이 조명되지 않았던 돼지의 가치와 역사, 그리고 조리법과 맛집 등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는 평을 남겼다.

그 외에도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 한돈의 우수성과 레시피 및 요리를 홍보했으며 뒷다리살 소비 캠페인도 펼쳤다. 그 결과, 특정 부위에 편중된 돼지고기 소비 불균형 해소와 뒷다릿살 소비촉진에 있어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한돈은 많은 이들의 노력과 소비자의 사랑으로 한국의 주요 축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7년부터 한돈협회의 주춧돌 역할을 하며 '돼지고기는 한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준 하태식 회장이 지난 10월 31일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제 그가 일구어놓은 땅 위에 제20대 회장으로 당선된 손세희 회장이 새로운 씨를 뿌리고 좋은 열매를 수확할 차례다. 신임 회장과 협회, 양돈인들이 하나가 되어 한돈 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 또한 탄소중립을 비롯한 환경문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냄새 없는 환경친화적인 한돈으로 거듭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한돈이 되길 기대한다.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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