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검찰 들이닥치자 휴대폰 내던져
대장동 의혹 관련 긴밀 대화 여부에 주목
정진상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라 당부"
원희룡 "유동규 통화 상대 한 명 더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유씨는 9월 29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정 부실장과 통화했다. 정 부실장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시 정책실장을 맡았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공사 사장이 자신을 향한 사퇴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유한기 전 성남도시공사 개발본부장과의 통화 녹취록에도 '정 실장'이 언급된다.
유씨가 압수수색 당일 창밖으로 던졌던 휴대폰은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이 지난달 8일 확보해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유씨 자택에 검찰 수사관들이 도착한 시점은 오전 8시 17분쯤이고 주변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보면 오전 8시 19분쯤 유씨 휴대폰이 길거리로 던져졌다. 수사관들은 유씨 자택에 도착 후 20분 가량 뒤에야 유씨 측이 현관문을 열어줘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면 유씨가 정 부실장 등과 통화한 뒤 수사관들이 들이닥쳤고, 휴대폰이 밖으로 던져진 직후 문이 열린 셈이다. 당시 유씨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압수수색 다음날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대폰을 던진 이유에 대해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선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집어던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부실장은 이날 유씨와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정영학)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씨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부실장은 이어 "통화에서 유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실장은 이와 별개로 "검찰이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태도에 강력 경고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검찰은 어떤 내용도 언론에 알려준 사실이 없다"며 "향후에도 수사 과정에서 당사자 명예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유씨와 정 부실장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긴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유씨가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사람이) 한 사람 더 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지난달 21일에도 유씨와 2시간 넘게 통화한 인물이 누구인지 제보를 받았다며 해당 인물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복심이면서 유동규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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