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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된 우주전쟁, 우주무기

입력
2021.11.04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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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이석수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 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위성요격미사일(ASAT)은 대표적 운동(kinetic)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edobric/shutterstock

위성요격미사일(ASAT)은 대표적 운동(kinetic)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edobric/shutterstock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최근 들어 우주에서 활동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기준 우주에 3,372기의 위성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15.5%가 군용 및 군민 겸용 위성이다. 특히 강대국들은 우주자산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우주전력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우주무기의 활발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우주전쟁은 공상과학소설이 아니라 미래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주는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주는 활용하기에 따라서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우주강국은 우주에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우주전략을 수립하고 군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우주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 우주 개발과 발전은 우주 군사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주전력에 크게 의존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걸프전쟁이었다. 이어서 아프간, 이라크, 시리아 등의 전쟁에서 위성의 역할이 성공적 작전수행에 필수요소가 되었다. 우주강국들은 위성을 통해 감시정찰, 정보, 통신, 위성항법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시에는 전투에 기여하고 평시에 아국과 적국의 군사정보를 수집한다.

군사적 측면에서 우주강국이 우주를 비공세적으로 활용하던 입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우주의 군사화에서 우주의 무기화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각국은 우주의 전통적 활용에서 벗어나 자국 위성에 대한 적국의 위협을 억제하고 억제가 실패할 경우 승리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우주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대표적인 우주무기는 위성요격무기체계이다.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등은 대표적 지향성(directed)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ITIGIC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등은 대표적 지향성(directed)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ITIGIC

우주무기체계는 크게 '운동(kinetic) 에너지 무기'와 '지향성(directed) 에너지 무기'로 분류된다. 위성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위성요격미사일과 같은 무기가 운동 에너지 무기에 속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위성에 대한 물리적 타격 없이 위성의 작동과 센서를 무력화하는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사이버공격 등을 이용한다. 전략가들은 미래전쟁이 어디서 발발하든 우주전력이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과도한 우주의 군사화 및 무기화는 우주에서 군비경쟁을 부추기며 무력분쟁의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주강국들이 절대우위를 지향하며 경쟁할 때, 우주영역에서 안보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군비통제론자들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우주 무기화에 대한 국제적 규제와 제한이 필요하다고 본다. 1967년에 체결된 우주조약은 우주에 관한 가장 중요한 합의지만 우주무기의 개발, 시험, 배치, 사용 등에 대한 금지조항이 취약하다. 최근 여러 우주무기 통제에 대한 제안이 있었으나 각국의 이해관계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무한 우주경쟁시대’에 접어들었다. 다행히 한국은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우주경쟁의 기반구축을 위한 정지작업이 잘 진행되었다.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를 통해 우주개발의 핵심요소로서 우주운송수단인 발사체 개발에 대한 제약을 제거했다. 이는 우리의 자주적 우주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한 변곡점이 되었다.

더욱이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탐사 다자협력체제인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다. 우주탐사 분야에서 다자 간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누리호 발사의 ‘아쉬운’ 성공은 우리가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자주적 노력과 국제협력의 기반 위에서 우주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전반적 우주경쟁력 강화가 우주전력 구축의 지름길이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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