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4일 검찰에 구속됐다. 앞서 김씨의 1차 구속영장 기각으로 부실 수사 등의 비판을 받은 검찰이 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로 수사의 동력을 얻게 됐다. 사진은 3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연합뉴스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를 구속하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번 김씨 영장 기각 때와 달리 법원이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고 밝혔는데, 공모지침서 변경 과정을 입증하고 성남시 손해를 651억 원으로 특정한 검찰의 보강 수사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포함한 핵심 인물들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향후 수사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개발 비리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
검찰은 김씨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뒤 배임 혐의를 규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유 전 본부장은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을 제공하는 대가로 김씨에게 700억 원의 뇌물 약속과 함께 실제 5억 원을 건네받고, 남 변호사는 개발사업 실무를 책임진 정민용 변호사에게 35억 원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의 중심축인 배임 혐의의 밑그림이 완성된 만큼 향후 검찰 수사는 배임의 윗선을 향할 수밖에 없다.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직전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까지 확인된 이상 이 후보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축인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서둘러야 한다.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챙긴 민간업자들의 로비는 유 전 본부장 등 성남시에 국한되지 않았다. 화천대유가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건넨 50억 원이 실제로는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막기 위한 로비자금이라는 의혹이 파다하다. 박영수 전 특검 인척에게 건너간 100억 원의 용도나 거액의 고문료를 받은 권순일 전 대법관의 역할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에 특혜를 제공한 배임의 주범이라면 김씨는 로비, 남 변호사는 자금조달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씨의 로비활동은 물론 대형병원 및 대기업 오너 일가 자금이 사업 초기 화천대유에 흘러 들어간 과정까지 밝혀야 이번 수사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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