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패기로 신속 정확한 팩트를 전달한다." 'SNL' 주기자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최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에 출연하는 주기자는 사회초년생인 인턴 기자의 특징을 부각해 만든 캐릭터다. 배우 주현영이 혼연일체한 주기자 캐릭터는 각종 커뮤니티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주기자의 등장은 뜨거운 감자였다. 때아닌 논란을 자아내면서 비하 혹은 혐오라는 수식어도 받았다. 떨리는 목소리와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 또 잘 해내고 싶지만 연거푸 실수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밈'처럼 수용됐다. 프로답지 못하고 미흡한 실력을 현학적인 단어로 슬쩍 가린다.
유튜브 조회수 600만 회 돌파, 젊은 세대 중심 열풍
일각에서는 인턴,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패러디가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약자에 대한 희화화가 유쾌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질문? 지적? 아무튼 감사합니다"라는 유행어를 파생시키며 당돌한 20대의 모습을 담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앞서의 논란 덕분일까. 주기자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 영상은 4일 오후 기준 유튜브 600만 회를 넘겼다. 리부트된 'SNL 코리아'의 새로운 아이콘의 탄생이 된 셈이다.
주기자가 논란을 잠재우는 과정도 제법 흥미롭다. 안영미의 날카로운 질문에 결국 "못하겠어요"라며 눈물을 보였던 어설픈 모습은 서서히 사라지고 최근에는 능숙한 태도로 '성장형 캐릭터'의 면모를 띈다.
왜 우리는 주기자에 반응할까. 사회초년생이었던 올챙이 시절을 떠올리는 다 큰 개구리들의 응원이다. 긴장했지만 프로처럼 보이고픈, 또 여유로운 척 꾸며내는 듯한 미숙한 인턴 기자에게 많은 이들은 공감하고 또 따스한 메시지를 전한다. 어리숙한 주기자가 점점 발전해가는 모습은 지금의 사회인들에게 큰 여운으로 남았다. 주기자가 사랑 받는 이유는 사회 생활을 잘하고 싶었던 신입 시절의 '초심'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기자의 '밈'은 열풍으로 이어질 낌새다. 최근에는 '인턴기자 주현영, 주기자가 간다' 코너에서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총장을 각각 만나 정치 풍자 코너로 풀어냈다. 주기자의 유행은 지난 2018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코미디언 강유미가 직격탄 발언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현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주현영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SNL' 인턴기자 캐릭터는 원래 대선 후보가 모델이었다. 제가 96년생이니까 젊은 당대표를 따라 해 보자고 시작했다. 계속 연습하다 보니 젊은 세대들한테서 나오는 특징들이 있더라. 그렇게 여러 가지를 추합하다 보니 주기자 캐릭터가 탄생했다"고 배경을 이야기한 바 있다.
잘 만든 캐릭터, 프로그램 정체성에도 '톡톡'
주기자의 성장과 함께 자체 코너의 색깔도 명확해지고 있다. '위켄드 업데이트'에서 앵커 안영미는 무소속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을 두고 주기자에게 "6년도 채 다니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금액이 가능한 겁니까"라고 물었고 주기자는 "네. 그러게나 말입니다"라며 해학적인 답변을 내놓은다. 잘 뽑은 캐릭터가 코너의 생명력까지도 연장시켰다.
최근 정치풍자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드문 시점에서 주기자와 'SNL 코리아'가 내놓을 더 유쾌한 이야기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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