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통신망 사용료 지불에 반대하며 무임승차를 고집하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은 엊그제 망 중립성을 이유로 들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망 중립성이란 통신망 이용의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사회 약속이다. 이 원칙이 통신사가 콘텐츠를 무상 전송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 점에서 그의 주장은 실망스럽다.
넷플릭스의 무임승차 논란이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폭로된 것은 역설적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오징어 게임’이 나온 9월에만 넷플릭스 트래픽이 24배 증가했다. 트래픽 안정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망 증설 비용은 상당하지만, 넷플릭스는 돈 한 푼 내지 않고 올해 한국에서 무려 5,000억 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와 달리 네이버, 카카오는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애플과 디즈니가 간접 지급을 약속한 것과 비교해도 넷플릭스의 조치는 형평에 맞지 않는다. “넷플릭스만 참가비 없이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틀리지 않은 것이다.
넷플릭스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망 중립성 원칙은 시대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여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25년 전 이 원칙을 만들 때는 지금처럼 4, 5개 인터넷 기업이 전 세계 트래픽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동조했다. 영국 당국은 망 중립 재평가에 들어간 상태이고, 프랑스 사법부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망 업그레이드를 거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넷플릭스의 무임승차는 글로벌 기업의 책무는 물론 세계적 흐름에도 더는 부합하지 않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번 논란은 시간끌기로 무마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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