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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치매, 양성자 빔 활용해 치료 길 열어”

입력
2021.11.05 22:30
수정
2021.11.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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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유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ㆍ산화철 65~87% 감소
김종기 대구가톨릭대 교수, '알츠하이머병 저널' 에 발표

국내 연구진이 ‘양성자빔’을 이용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산화철 나노 입자의 결합을 끊어 이들 둘을 동시에 제거해 인지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양성자빔’을 이용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산화철 나노 입자의 결합을 끊어 이들 둘을 동시에 제거해 인지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은 뇌 속 신경세포(뉴런)에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와 타우(tau)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속에 침착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덩어리(plaque)가 독성을 가진 산화철 나노 입자(마그네타이트)와 결합하면 신경세포가 사멸돼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을 떨어진다.

이에 국내 연구진은 ‘양성자(protonㆍ수소 원자 핵을 구성하는 소립자) 빔’을 이용해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산화철 나노 입자의 결합을 끊어 이들 둘을 동시에 제거해 인지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종기 대구가톨릭대 의대 의공학과 교수팀은 40마리의 치매 유발 마우스(실험 쥐)에 2~4 그레이(Gy)의 양성자 빔을 10초가량 조사(照射)하는 방법으로 4년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치매 유발 마우스의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산화철 나노 입자가 1주일 뒤에 65~87% 감소했으며, 인지 기능도 한 달 정도 후 크게 향상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 Disease)’ 최신 호(vol 84 no 1)에 발표됐다.

양성자 빔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에 쬐기 전(왼쪽 사진)과 후(오른쪽 사진). 오른쪽 사진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종기 교수 제공

양성자 빔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쥐에 쬐기 전(왼쪽 사진)과 후(오른쪽 사진). 오른쪽 사진에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종기 교수 제공

김종기 교수는 “이번 연구로 뇌 속에 참착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독성 산화철을 동시에 줄이고 타우 병변이 늘어나는 것을 차단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회복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뇌 속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 플라크 내에 산화철 나노 입자를 치료 타깃으로 한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 질환 치료에도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와 결합한 독성 산화철 나노 입자를 생물학적 방법이나 약물 등으로 제거하기 어려워 타우 병변이 생기는 것을 억제·차단하는 치료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6월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애두헬름)’을 조건부 승인했다. 아두카누맙은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플라크를 제거해 기억 상실을 예방한다.

김종기 대구가톨릭대 의공학과 교수

김종기 대구가톨릭대 의공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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