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대장동', 공수처는 '고발 사주' 등
수사 속도 늦어 대선 국면에 결론 도출
정치적 해석 불가피 "원칙 지키는 게 정도"
여야 대선 대진표가 ‘이재명 대 윤석열’로 확정되면서, 법조계에선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대선 정국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국면에 돌입하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사는 '올스톱'되는 예전과 달리, 이번엔 두 후보 관련 수사가 대선 레이스와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의혹의 이재명, 고발 사주의 윤석열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과 공수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관련 수사를 여럿 진행 중이다.
이 후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여기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수원지검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윤 후보 관련 수사는 주로 공수처가 맡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과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방해 의혹 등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역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연루설이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불법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속도 조절은 이미 늦은 상황...결론은 나온다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검찰에선 정치 개입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수사를 일단락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수사가 한창 ‘절정’일 때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속도 조절 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확정된 지난달 10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은 민간사업자들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의 공모 여부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공수처 역시 지난 5일 윤 후보가 후보로 확정됐을 때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며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섰고, 윤 후보 최측근으로 꼽히는 손준성 검사에 대한 추가 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사를 늦추거나 보류하기엔 검찰과 공수처 모두 정치권 눈치보기라는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됐다.
수사 상황이 대선 가도에 영향 줄 수밖에
대선 일정과 맞물려 중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행보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대장동 의혹의 경우 검찰은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남욱 변호사 등 구속 피의자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임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성남시와 이 후보자 이름이 오르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0억 약속 클럽’ 등 정치권과 법조계 로비 의혹 수사도 언제든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윤 후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공수처 수사가 측근인 손준성 검사를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손 검사의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만큼, 공수처는 보강 수사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김건희씨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불법수수 의혹도 검찰 수사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져, 윤 후보의 대선가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 영향 부담... 원칙 수사만이 해법
검찰과 공수처는 수사 과정이나 결과가 두 기관의 신뢰와 직결돼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두 후보와 관련한 구체적 증거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최대한 빨리 손을 떼는 게 맞지만, 선택과 결과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현직 검찰 간부는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팀이 증거대로 수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내놓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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