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개막한 뒤 12일 폐막 예정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그간 성과에 대한 홍보에 나섰지만, 환경단체들은 "영혼 없는 말잔치를 하고 있다"며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후외교 활발했지만... 손에 쥔 건 없다?
환경부는 7일 한정애 장관이 지난 일주일간 인도네시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환경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프랑스,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미국, 브루나이, 호주 등 9개국 장·차관급 10명과 GGGI, 아시아개발은행, UN해비타트 등 3개 국제기구 사무총장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활발한 양자협력'을 통해 "주요 국가와 기후·환경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면담 내용을 보면 '양해각서를 체결해 환경 전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거나 '기후변화정책 공유' '현안 논의' '협조 요청' 정도가 대부분이다. 양해각서는 정식계약 체결 전까지는 구속력이 없어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사실상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실질적 성과는 없는 셈이다.
COP26 전반적 평가 박해... "먹을 것 없는 잔치"
단순히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COP26은 시작 전부터 '먹을 것 없는 잔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나마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라던 '국제 메탄 서약'에 배출 1, 2, 3위인 중국, 러시아, 인도가 빠졌다. 메탄 서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양을 2020년 대비 최소 30%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소중립의 핵심 중 하나인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이 불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COP26이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5일(현지시간) "COP26이 실패라는 건 비밀이 아니다"며 "어쩌고저쩌고 헛소리(blah blah blah)뿐"이라고 꼬집었다. 2008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환경 영웅으로 꼽혔던 마이클 셸런버거 환경진보 대표 또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 어느 것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국제 메탄 서약 등에 대해 "언론 배포용 합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폐막 전 관건은 '국제탄소시장' 지침 협의 여부
COP26은 12일 오후 3시(현지시간)에 폐막한다. 남은 기간 가장 주요한 일정은 파리협정 6조인 국제탄소시장 지침에 대한 합의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분을 국가 간에 거래하고, NDC 달성을 위한 실적으로 인정받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목표로 잡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량 중 국외 감축 비중이 11.5%에 달한다. 따라서 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30 NDC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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