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명소·해변·공원·백화점·극장 등에 몰려
10명 모임 제한 탓 대성리 강촌 발길은 뜸해
학생들은 MT 관망세 "인원 제한 더 풀려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전국 곳곳엔 막바지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이 몰려 들었지만, 대학생들이 자주 찾았던 'MT촌'은 여전히 썰렁했다.
7일 설악산과 지리산, 내장산 등 단풍 명소엔 전국에선 몰려든 사람들로 차량 정체가 이어지는 등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부산과 동해안 해변, 공원과 호수 등 나들이 장소에도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떼를 지어 산책하며 간만에 주말 분위기를 느꼈다.
서울 도심도 모처럼 외출을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경복궁과 한강공원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백화점과 쇼핑몰, 극장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일부 매장 앞에선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후 사적 모임 인원이 수도권은 10명까지 비수도권은 12명까지 확대됐지만, 예전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곳도 있었다. 대표적 MT 명소인 경기 가평군 대성리와 강원 춘천시 강촌리, 서울 강북구 우이동 등에는 기대와 달리 학생들 발길이 닿지 않았다.
대성리는 봄·가을에 단체로 방문하는 학생들이 많아 주변 할인마트에선 주류와 음식을 사가는 줄이 길었지만, 전날엔 6명 안팎 소규모 방문객들만 이곳을 찾을 정도로 썰렁했다. 대성리역 역무원 정모(66)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주말이면 역이 북적였는데, 학생들 발길이 끊긴 지 오래"라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지만 학생들을 거의 못봤다"고 말했다.
일부 신축 펜션에는 그나마 가족단위 숙박객이 있었지만, 단체손님을 주로 받던 원조 MT촌은 적막했다. 대성리 일대의 한 펜션 사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에 항상 10팀이 꽉 찼는데 이번 주말엔 절반도 안 된다"며 "단체손님이 와야 영업이 되는데 지금처럼 5, 6명씩 와서는 운영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강촌은 MT 명소라는 명성을 잃은 지 오래지만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될 기미가 안 보였다. 길거리에는 행인조차 적었고, 놀이기구는 운행을 멈췄다. 강촌역 앞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길게 늘어서 있었지만 이용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촌에서 4륜바이크 대여업을 하는 박모(63)씨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종종 당일치기로 놀러 오지만, MT 학생들은 없다"며 "숙박 손님까지 기대하긴 시기상조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단체 모임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학과 선후배들과 6일 대성리에 놀러온 김모(25)씨는 "인원 제한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MT를 못 가지 않느냐"며 "MT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 선후배 5명과 놀러왔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의 동아리 멤버인 이인엽(25)씨도 "MT 가고 싶은 친구들이 많지만, 인원 제한이 더 풀려야 마음 편히 다녀올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10명 인원 제한으로는 MT촌이 활기를 되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권용주(60)씨는 "대학생이 평균 20명 이상씩 모여 놀러 왔는데, 이번 주말도 문의만 있고 예약은 없었다"며 "겨울에는 발길도 적어서 더욱 걱정"이라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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