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고발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
"답장 안 하자 '내 뒤에 국민의힘 있다' 강조"
"아버지·아내 공천 얘기하며 '빨리 만나보라'고"
"윤석열·이낙연·박범계가 도울 것이라고 해"
이재명 조폭 연루설 당사자로 지목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자 이재명 가짜 뇌물을 폭로한 박철민씨와 일면식도 없고 편지나 메신저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박씨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남시장에 재직하던 2017년부터 최근까지 '이 후보 뇌물 주장에 협조하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박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힘써줄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고 했다. 또 검찰도 협박에 가담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따로 만난 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박씨는 저희 회사 직원도 아니다. 저하고는 전혀 개인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며 "알아보니 (박씨는) 3개월 정도 제 수행 기사를 했던 직원과 저희 회사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직원과 친구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박씨가 코마트레이드 직원 두 명을 이용해 이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오히려 친구 두 사람도 박씨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박씨로부터 편지를 받았을 때) 이 사람이 누군가 했다"며 저를 회장님, 형님, 이런 식으로 호칭을 계속 바꿔 부르며 본인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제가 밖에다 (박씨가 누군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그 두 사람한테 '너에 대한 무슨 범죄를 알고 있으니 구속되게 하겠다'고 계속 협박을 하고 있더라"며 "저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전했다.
"박씨 편지 행운의 편지인 줄…단 한 번도 답장 안 해"
이 전 대표는 8월쯤 박씨로부터 '공익 제보를 하면 10억 원 정도 사업 자금을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했다. 그는 "있지도 않은 이재명 (경기)지사님 비위 사실을 제보해 줘라"라며 "더 웃긴 건 10월 6일 본인이 제 지시로 했다. 저와 대화가 다 이뤄졌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10월 6일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가 출석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박씨의 편지와 이 후보에게 건넸다는 뇌물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뇌물 사진은 가짜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전 대표에게 8월 12일과 15일 두 차례 '협조하지 않으면 다친다. 보석 취소된다, 추가 구속된다'는 내용의 편지도 보냈다고 이 전 대표는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해 "행운의 편지식이었다"며 "처음에는 다른 사람한테도 이걸 보내야 하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답장을 안 하셨느냐'는 질문에는 "한 번도, 어떤 식으로든지 이 사람하고 연락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후에도 박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돈다발 사진과 국민의힘 관계자와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인 박정오(전 성남시 부시장)와 무슨 행사를 했나 봐요. 국민의힘 청년 당원이라고 해야 하나"라며 "그런 행사를 했는데 박 위원장과 청년 당원 몇십 명이 모여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 뒤에는 국민의힘이 있다는 뉘앙스, (협박했던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식을 시키려고 하는 것 같았다"며 "답장이 없으니 이걸 등기로 출력해 보냈다"고 말했다.
"이재명 폭로 도우면 윤석열 후보가 도와줄 것"
이 전 대표는 박씨가 편지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도 언급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신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박씨가 전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무슨 검증팀에서 당신의 비리를 다 검증해놨기 때문에 협조하지 않으면 다친다"며 "윤 후보께서 저를 도와줄 거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다음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님도 공직 범죄는 강력하게 하시는 분이라 커뮤니케이션이 됐다"며 "이낙연 전 대표 쪽에서도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박씨가 아버지인 박용승 전 성남시 시의원의 공천 이야기도 꺼냈다고 했다. 그는 "본인 아버지가 잘되면 형님도 잘되고, 윤 후보가 잘되면 형님도 잘되고, 박 위원장이 잘되면 형님도 잘된다"라며 "아버지가 공천을 받으시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박씨의 편지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또 "'빨리 자기 아버지를 좀 만나 봐라'란 내용과 함께 아내 얘기도 있었다"며 "전처, 그걸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도 보냈고, 편지에도 '아내도 정치 쪽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2017, 2018년에 불러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비위에 대해 털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 같이 구속시키겠다는 식으로 계속 협박했다" "'뭐 지원했잖아, 다 알고 있어'라고 하는데, 어떤 일인지 말씀을 해주시면 설명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느냐' 계속 이런 식이었다"고 말했다.
"가족들까지 의심해 무너져… 깨끗이 정리하고 싶다"
이 전 대표는 박씨가 자신과 관련된 증거, 편지 답장을 전혀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며 박씨를 포함해 박씨의 아버지 박 전 시의원과 김용판 의원, 박씨의 변호를 맡아 가짜 뇌물 증거를 전달한 장영하 변호사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했다. 박씨에게서 받은 편지는 경찰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며 인터뷰에 나선 건 가족까지 의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이건 좀 밝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저희 집사람이 저한테 '당신 이거 진짜야?'라고 물어보는데 무너지더라"며 "가족들이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일반 사람들은 진짜 줬다고 믿겠구나. 가족들이 엄청 많이 시달렸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전 누구의 편도 아니고 돕고 싶지도 않은데 사실이 아닌 게 계속 확대 재생산돼 이걸 뭔가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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